▲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살고있는 김 게나지 할아버지와 최 루드미라 할머니의 다정한 모습.
김진석
오늘의 이야기는 우연히 만난 고려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사진 한 장. 취재를 마치고 타슈켄트의 시내를 걷고 있었다. 브로드웨이라는 곳인데 길거리 화가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팔기도 하는 곳이다. 우즈베키스탄의 풍경과 사람들을 그림으로 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약 18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수도인 타슈켄트뿐만 아니라 각 도시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간혹 길에서 고려인을 우연찮게 만나기도 한다.
브로드웨이를 지나 한적한 공원을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안녕하세요."
스치듯 귓가에 들리는 한국말,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반가운 마음에 뒤를 돌아봤다. 의자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두 분은 모두 고려인이다. 김 게나지(80) 할아버지와 최 루드미라 (68) 할머니. 고려인 2세대로 서툴지만 한국말을 할 줄 안다.
날씨가 좋아 공원으로 데이트 나왔다며 서로를 바라보며 수줍게 이야기 하는 최 루드미라 할머니의 표정에는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길거리에 앉자 두 분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