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매화마을섬진강은 굽이굽이 흘러 화사한 매화꽃 덮은 마을을 안고 있다.
최정선
봄의 섬진강은 어느 계절보다 발길 닿는 이들이 분주한 곳이다. 전북 팔공산 중턱에서 시작하여 남원, 곡성을 지나 구례와 하동을 휘감으며 광양에 다다르는 섬진강. 광야를 품은 강은 굽이굽이 흘러 화사한 매화꽃 덮은 마을을 안는다. 겨우내 못다 핀 설움을 봇물 터지듯 매화들이 섬진강 위에 펼쳐진다. 섬진강에 핀 매화는 넓은 강과 어우러져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봄이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광양시 다압면에 자리한 매화마을이다. 섬진강변 야생화들의 꽃망울이 활짝 터진 후 깨어난 매화. 이곳은 화사한 꽃눈에 뒹굴고자 십리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는 상춘객들의 즐거움이 된다.
매화가 3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여 3월 중순경 절정을 이룰 무렵, 어김없이 광양시 다압면 일대에선 매화축제가 열린다.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섬진강변 곳곳에 피어 있지만, 도사리 마을 산 중턱에 자리잡은 '청매실농원'이 꽃구경하기에 으뜸이다.
이곳에 매화꽃 사이로 초록빛 대나무가 대조를 이루는 곳이 있다. 싱그러운 녹색 잎이 무성한 대숲의 길섶에는 온갖 야생화가 수놓아져 있다. 샘솟듯 피어오르는 영감이 느껴져서인지 임권택 감독도 영화<취화선>을 이곳에서 촬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