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뉴스
그런데 지난해 12월 직위해제 처분이 번복되면서 해당 교사 6명이 지난 급여 감액 분을 모두 받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교사 중 2명이 이사회 소집 없이 결정된 직위해제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은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을 요구할 수 있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제소했고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12월 27일자로 소청심사위는 재단에 해당 교사 6명의 직위해제를 취소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지난 3개월 간의 감액분이 6명에게 소급 지급됐다. 이후 재단은 바로 이사회를 열어 다시 직위해제 처분을 내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식징계가 집행되기 전 유일한 불이익인 급여 삭감이 무색해진 상황. 언론의 감시가 잠잠해진 틈을 노려 해당 교사들이 복귀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교사 일부는 여전히 성희롱을 '교육적 목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몇몇 교사는 자신과 가까운 학생들에게 '처벌 불원 탄원서'를 써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청주여자상업고등학교 이아무개 학생은 "문제가 된 선생님이 (제) 친구한테 자기가 처벌받는 걸 원지 않으면 탄원서를 써달라고 했다, 내가 당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친구가 당했다는데) 어떻게 탄원서를 학생한테 써달라고 하는지 화가 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충북여자중학교 2학년 학부모 박아무개씨는 "교사들이 반성을 하긴 하는 건지 의문이다. 울면서 사과할 땐 언제고 뒤에서는 없던 일로 무마시킬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단 내 남학교는 미투교사 유배지?
서원재단은 검찰 조사와 별개로 교사 5명 모두를 운호중·고등학교로 발령하는 조치를 내렸다고 지난달 밝혔다. 세 곳의 여학교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을 모두 재단 내 남학교로 보낸 것이다.
학교법인 서원학원(서원재단) 사무국 관계자는 "현재 직위해제 상태라 수업에 참여할 순 없지만 소속 변경은 가능하다, 복귀가 결정돼도 운호중·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여학교에서는 교사생활을 못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스쿨미투가 '문제 교사들의 교단 성폭력'이 아닌 '여학생과 접촉하면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치부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조치다.
특히 문제 교사들이 모두 남학교로 대거 이동하면서 운호중·고등학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운호중·고교로의 수평이동이 마치 '유배' 보내듯 이용된 데 따른 것이다.
서원재단은 이전 성폭력 사건에서도 운호중학교를 지금과 같이 활용했다. 지난해 교사 성추행 혐의를 받던 청주여상 A 교장이 직위해제 3개월 만에 운호중학교 교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당시 A 교장이 회식자리에서 일부 여교사를 성추행 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하지만 조사위원장을 서원재단 사무국장이 맡는 등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면서, 결국 피해자는 진술을 번복했고 목격자도 나서지 않았다.
결국 A 교장은 경징계 처분을 받고 운호중학교 교장으로 수평이동 했다. 문제의 A 교장은 청주여상 퇴임식 자리에서도 성폭력 의혹에 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아 SNS 상에서 학생들의 질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