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다합은 해안가가 아름답다. 아침마다 6km를 달리면서 일출을 보는 것이 큰 낙이었다.
차노휘
오픈워터 과정 첫 입수하는 날
조나단은 분명 저승사자였다. 5m 수심에서 보트 밧줄을 잡고 올라가고 있는 내 발목을 자꾸만 잡아챘다. 그럴 때마다 사정없이 발길질을 해야 했다. 번거로운 호흡기도 떼어 버리고 스쿠버 장비도 벗어 버리고 해안까지 수영을 하고 싶었다.
스몰 사이즈 5mm 웨트슈트는 가슴과 옆구리를 조여왔다. 약간 낀다 싶은 잠수복이 물 저항과 체온 유지에 적당하다고 했다. BCD(부력조절조끼)와 공기통, 9kg 웨이트벨트까지 허리에 감았다. 장비 무게만도 거의 30kg.
입수할 때 바람이 불어 파도가 출렁거렸다. 가슴 깊이 수심에서 조이는 슈트를 입고 30kg 장비를 착용하고 핀을 신어야 했다. 균형을 잡지 못해 기우뚱했다. 옆에서 도와주는 다이브마스터 훈련생이 없었다면 아마도 넘어졌을 것이다.
핀을 신었던 물속에 무릎 꿇고 앉아서 강사가 먼저 시범 보이는 몇 가지 기술을 '제대로 따라하는 것'이 첫 과제였다. 마스크 물 찼을 때 물 빼기, 호흡기 빠졌을 때 호흡기 찾기 등을 통과하고는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 약 100m 떨어진 보트까지 킥을 차고는 두 번 왕복하기까지 했다.
문제는 가슴 높이에서 5m 수심으로 다이빙해서 내려갈 때였다. 수심 1m만 내려가도 압력평형(이퀄라이징 ; equalizing)을 해야 한다. 수심이 깊어지면 주위 압력이 높아진다. 압력이 높아지면 공기 공간 부피가 줄어든다.
우리 몸에도 공기공간이 있다. 귀, 폐, 사이너스(sinus), 치아 공간(사람마다 다르다), 마스크(장비). 그곳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작아지거나 찌그러진다. 주위 압력과 똑같이 유지시켜주지 않으면 '압착'이 생긴다. 조직이 손상될 수도 있다. 압착은 인체 내의 공기공간 압력보다 외부 압력이 높을 경우에 발생한다.
공기공간이 제일 큰 폐는 풍선처럼 부드러워서 호흡만 멈추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사이너스와 귀는 그렇지 않다(마스크는 별도로). 압력평형(이퀄라이징)을 해주어야 한다. 이론은 간단하다.
두 손가락으로 코를 막고 코를 풀 듯이 '킁' 하면 된다. 이런 작업은 귀 통증이 오기 전에 수시로 해줘야 한다. 2~3초 마다 한 번씩 하강할 때만 한다. 상승할 때 하면 역압착이 와서 되레 더 고통스럽다. 이론처럼 쉽게 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바로 나다.
코를 두 손으로 막고 킁, 하고 풀면 반응이 없다. 있는 힘을 다해 쿵쿵, 해주고도 턱을 좌우로 흔들어야 한다. 온 힘을 끌어 모아야 하기 때문에 몸서리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을 연속적으로 반복해야 귀가 펑, 하고 뚫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