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기원 서산시 자원회수시설 공론화 위원장

"심도 있는 숙의, 집단지성 통해 결론 도출... 시민참여단의 결정을 존중한다"

등록 2019.02.26 08:10수정 2019.02.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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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추진되어온 서산시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이 최근 공론화위원회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16일 시민참여단은 소각장 '계속 추진' 결정을 내렸다. 본지에서는 충남에서는 처음 시도된 '갈등 현안 공론화' 과정을 백지화연대, 서산시, 공론화위원장 등 당사자들이 어떻게 평가를 내렸는지 살펴본다. 첫 순서로 그동안 공론화를 이끌어 왔던 신기원 공론화위원장의 인터뷰를 실었다. -기자 말 
 
 지난 9일 열린 시민참여단 1차 토론회에서 신기원 위원장이 찬성.반대측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시민참여단 1차 토론회에서 신기원 위원장이 찬성.반대측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신영근
"공론화 과정은 해당 현안에 대해 특정 개인이 내린 결정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서산시 최대 현안인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공론화위원장을 맡은 신기원 위원장의 말이다. 

소각장 추진은 서산시와 서산시민 특히, 해당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최대의 관심사다. 이 같은 관심사에 대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서산시 자원회수시설 공론화위원회(아래 공론화위)'의 부담감은 컸다. 

지난 16일 시민참여단 결정, 18일 권고안 제출, 21일 맹정호 시장의 권고안 수용으로 3개월의 공론화 과정이 끝났다. 이 같은 과정이 끝난 후 신기원 위원장은 공론화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지난 25일 신 위원장의 소회를 들어봤다. 

찬성과 반대 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부담이 큰 상황임에도 위원장을 맡아 지난 3개월 동안 무난하게 공론화위를 이끌었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신 위원장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보였다. 다음은 신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지난 18일 '서산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이 최종결정을 내린 '소각장 계속 추진'을 맹정호 시장에게 권고했다. 신기원 위원장(사진 가운데)가 이에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산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이 최종결정을 내린 '소각장 계속 추진'을 맹정호 시장에게 권고했다. 신기원 위원장(사진 가운데)가 이에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영근
- 공론화위원회를 마친 소감은? 
"큰 산을 하나 넘었다는 생각에 보람도 있고 홀가분하다. 그동안 갈등과 협상 문제에 관심을 갖고 토론회를 주관하거나 특강과 자문도 했다. 또 충청남도 갈등관리심의위원장을 맡아 봉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론화위에서 3개월 동안 위원들과 현안에 대한 논의도 하고, 마지막에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결론을 도출한 경우는 처음이라 부담감과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 것 같다."

- 공론화 과정 중에 힘든 일은 없었는지? 
"가장 힘들었을 때는 2월 9일 시민참여단 1차 토론회를 앞두고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의견 차이가 있었을 때였다. 공론화위에서는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비뽑기 방식으로 순서를 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이를 둘러싸고 양측에서 이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찬·반측과 공론화위원들이 모여 토론회 직전까지 협의와 아름다운 양보를 통해 다행히 토론회가 진행될 수 있었다. 이때 원칙도 중요하지만 대화와 토론은 할 수 있는데 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배웠다. "

- 공론화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먼저 공론화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위원 간에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상대방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용해주신 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시민참여단 구성에서는 대표성과 형평성에 중점을 두었다. 지역 및 성별 그리고 연령별 대표성을 확보하고 형평성에 맞게 구성하려고 끝까지 노력하였다. 


토론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공정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했고, 시민참여단의 숙의성을 고려해 1,2차 토론회에서 각각 기초적인 내용을 듣고, 문제의식을 해결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찬반에 관한 모든 논의를 토론회에서 주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고 최대한 배려하였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서산시 자원회수시설(소각장)공론화위원회'를 이끌어 온 신기원 위원장은 공론화에 대해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결론을 도출한 경우는 처음이라 부담감과 책임감을 더 크게 느꼇다"면서 "심도 있게 숙의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결론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특정 개인이 내린 결정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서산시 자원회수시설(소각장)공론화위원회'를 이끌어 온 신기원 위원장은 공론화에 대해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결론을 도출한 경우는 처음이라 부담감과 책임감을 더 크게 느꼇다"면서 "심도 있게 숙의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결론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특정 개인이 내린 결정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방송화면 갈무리
- 공론화위가 숙의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공론화에 대해 공론화위원과 시민참여단뿐 아니라 시민들도 생소하게 느끼고 어리둥절해 할 수도 있다. 또 이런 방식이 결국 시정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아니냐, 혹은 모든 결정을 다 공론화로 할 것인가 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에 대해, 선정된 시민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해당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숙의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결론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특정 개인이 내린 결정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 최종 결정을 내린 시민참여단에게 한마디 한다면? 
2번에 걸친 토론회에 시간을 내서 참여해 준 시민참여단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분(시민참여단)들의 결정을 존중한다. 서산시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시민으로서 갖는 의무와 권리를 충실히 수행해주셨다. 


- 공론화 과정에서 개선할 부분은? 
사안 자체가 워낙 민감하다 보니 위원들이 각자 발언의 공개가 미칠 영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신중하게 접근하다 보니 공론화위원들의 역할과 노력, 시민참여단의 구성 및 역할에 대해 시민들에게 충분히 홍보했는지 아쉬움이 있다. 향후 또 다른 공론화위원회가 운영된다면 공론화위원회와 시민참여단의 역할이 다르고, 현안에 대한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줄 것을 홍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또 다른 공론화위원장 제의가 들어온다면? 
잘 모르겠다. 그동안 남모르게 가졌던 심적 부담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외면하고 싶지만, 서산시의 현안 해결에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함께 하는 게 도리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신기원공론화위원장 #서산시 #쓰레기소각장 #시민참여단 #자원회수시설공론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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