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을 다시 시작하면서 박 씨는 "어머니와도 같은 무대에서 공연을 여러번 했다"면서 "연세가 드셨어도 열정을 가지고 지금도 춤추고 노래하는 엄마가 롤모델"이라고 전했다. 박 씨가 인터뷰중 자신의 공연 영상을 보면서 웃고 있다. 특히 박씨의 스마트폰에는 세월호 노란 리본이 붙어있다.
신영근
- 어떤 생각을 가지고 춤을 추나?
춤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는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었지만, 요즘은 사람들에게 기쁜 상황, 슬픈 상황 등을 춤으로 보여주면서 그들의 머리와 가슴에 춤 그대로의 느낌을 보여주고 싶다. 얼마 전에는 제 춤을 보고 울었다는 분도 만났었다. 최대한 춤에 대한 느낌을 전달하려고 생각한다. 춤은 기쁠 때만 웃으면서 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슬플 때 더 슬프게 만들 수 있는 게 춤이고 그 마음을 위로해 줄 수도 있는 게 춤이다. 같은 춤이지만 보는 이들의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 보는 이들에게 순간이라도 감동을 주길 바라며 춤을 춘다.
- 춤을 다시 시작한 것에 대해 가족들은 어떤 반응인가?
두 딸은 엄마가 무용을 전공했다는 정도만 알고, 최근들어 춤에 대한 대한한 열정을 지녔는지 요즘 알게된 정도다. 반면, 남편과 엄마, 언니 등은 예전의 저의 모습을 다 알고 있어서 그런지 격려와 응원을 해주고 있다. 춤을 다시 시작하면서 가족들 앞에서 무용 시연을 한적도 있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여유로운 형편이 아니었음에도 뒷바라지 해준 엄마가 가장 기뻐하고, 지금도 가끔 엄마와 같이 공연을 한다.
-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식에서 살풀이 춤을 추는 것을 봤다. 어떤 생각이었는지?(관련기사:
[영상] 세월호 희생자 위한 살품이 춤... "아이들과 함께 파랑새가 되어 날아")
내 딸과 아들 같은 아이들의 영혼을 진심으로 달래고 어른으로써 아이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췄다. 춤을 추기 전부터 아이들 생각에 먹먹하고 눈물이 나 공연 내내 힘들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잊지 않겠다는 거다. '잊지 않고 내가 꼭 기억해줄게라는 생각으로 공연했다.
특히, 처음 밝히는 이야기가 있다. 지난해 '살풀이' 공연 후 그날 밤 세월호 참사로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이 꿈에 찾아와 잠을 한숨도 못 이뤘다. 자신들을 위로해준 아이들이 나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 위해 왔었구나라는 생각에 많이 울었다. 이때까지 춤을 추면서 그런 적이 처음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그동안 쉬었던 춤 실력을 더 향상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주변에서 전통춤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봉사단체를 만들어 함께 활동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무용인인들과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서산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앞으로는 내가 학창 시절부터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늦기 전에 무용 관련 대학원 공부와 함께 전공을 살려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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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극복하고 다시 춤추는 무용가 "세월호 추모 살풀이 공연 잊지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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