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전라남도 곡성군 기차마을시장 식당에서 종업원이 주문 받은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 기차마을시장에서 뼈해장국 식당을 운영 중인 선종채(63)씨는 "경제가 갈수록 형편없어지고 있다"며 "곡성군에 주류도매업체가 3군데 있는데,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유성호
"(노동자 월급이) 200만 원이 안 되는데 어떻게 치킨을 먹겠어?" (곡성군 입면 치킨집 사장)
"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전남 곡성군 입면 인근 순대국밥집 사장)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노동자들의 주머니가 쪼그라들자 주변 상점들도 '보릿고개'를 나고 있다. 수십 년간 공장 노동자를 상대로 치킨, 국밥을 팔던 사장들은 "공장 창설 이후 가장 힘겨운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오마이뉴스> 취재진이 곡성군 입면 금호타이어 사원아파트 상가 거리를 찾은 것은 지난 1월 31일 오후였다. 창정삼거리부터 금호타이어 공장 방면으로 100m가량 되는 거리에는 식당과 미용실 등 9개 상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사람들이 한창 활동할 시간이었지만, 오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입면 상권에서 규모가 제법 큰 '한아름마트'는 '상가임대'라는 현수막만 내건 채 굳게 잠겨 있었다. 좀 더 자세한 상점들의 사정을 알기 위해, 문 열린 상점들을 모두 찾았다.
[순댓국밥집] "저녁에 나와서 술도 한잔 했는데... 없어, 일체 없어"
지난 1998년 IMF 시절 이곳 입면에 순댓국밥집을 냈다는 김아무개씨는 최근 상황을 "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말로 정리했다. 20년 넘게 이곳에 장사해오면서 IMF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경제 위기 상황을 여러 번 겪었지만 지금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취재진이 찾을 당시 국밥집 테이블에는 사람 1명 없었다. 예전에는 설 명절 전이면 보너스를 탄 직원들로 테이블이 빼곡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명절 특수는 기대조차 힘들다.
"옛날에는 금호 직원이 많이 왔었죠. 지금은 없어요. 십분의 일은 줄었을까. 옛날에 어렵지 않을 때는 동호회 활동도 많이 했어요. 야구니 축구니 해서 끝나고 단체로 먹고, 점심 때는 직원들 와서 먹기도 하고. 금호 사원아파트서 배달시켜 먹기도 하고. 저녁에 나와서 술도 한잔 했는데... 없어요. 일체 없어졌어요 "
김씨는 금호타이어가 아닌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버티고 있다. 처음에는 금호타이어를 바라보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금호타이어만 보고 장사를 이어가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한다. "금호가 좀 더 나아지면…"이라고 말하는 김씨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없어보였다.
[치킨집] "월급이 200만원이 안되는데 어떻게 통닭을 먹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