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교회 예배당 왼쪽에 있는 십자가 모습. 한상렬 목사가 동학의 거두인 전봉준 장군과 김개남 장군이 혁명과 평등을 꿈꾸던 집 뒤뜰에 자라고 있는 대나무를 가져다 십자가를 만들고 가시철조망을 둘렀다.
오문수
고백교회, 국가보안법위반죄로 3년간 복역한 한상렬 목사가 재직했던 곳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고백교회는 한옥으로 만든 교회로 아담하다. 거대한 규모와 현대식 방송시설 등을 구비해두고 교인을 모집하는 여느 교회와는 다르다.
뿐만 아니다. 정면에 걸린 십자가는 나무로, 측면에 걸린 십자가는 대나무로 만들었다. 이강실 목사한테 예배당에 있는 두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이강실 목사는 "십자가는 사형 틀을 의미한다고 생각한 한상렬 목사가 고민하다가 인근에 있는 초록 바위를 가보니 동학혁명 당시 사형당했던 김개남 장군의 사형장에 나무 두 개가 있어 구멍을 뚫어 십자가를 세웠어요. 왼쪽 가시철조망을 두른 대나무 십자가는 동학의 거두 전봉준 장군과 김개남 장군이 혁명과 평등의 꿈을 꾸던 집 뒤에서 자라고 있는 대나무를 가져다가 가시철조망을 두른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입구에는 '한몸평화'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몸의 생명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는 '한몸평화'는 나와 나, 나와 이웃, 나와 자연, 나와 진리가 한 몸임을 깨닫고 사이좋은 관계를 맺을 때 참다운 평화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전주 고백교회에는 아픈 기억도 있다. 2010년 6월 12일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방북해 70일간 남북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판문점을 통해 귀환하다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3년간 옥살이를 했던 한상렬 목사가 재직했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