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과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보험노조 등 99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재출범과 국내의료기관 우회 진출 녹지국제병원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성호
영리병원 속 간호사인 나, 그리고 내 동료들은 더욱더 심한 감정노동 속과 스트레스 속에 하루하루 살아갈 것이 분명하다. 비싼 병원비를 감당하는 환자, 보호자들은 최상의 대접을 원할 것이고,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다할 우리지만, 그 강박 속의 스트레스는 상상 그 이상의 고통을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불만 하나하나가 간호사 본인의 고가 점수, 더 나아가서 연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이어지게 한다.
영리병원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 때문에 수많은 불만들과 불필요한 요구까지 수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영화에서 보았던 보험왕 그래프 같은 보드판이 간호 게시판에 올라올 것만 같다. 환자 유치를 위한 전단을 배포하고 아는 지인들에게 병원 방문을 요청하는 병원 환자유치 영업을 하고 있는 나를 상상하니 끔찍하기 그지없다. 병원은 친절하게 환자를 돌보고 노력해온 과정이 인정되는 간호사 상이 아닌, 환자를 가장 많이 유치시킨 간호사 상을 시상하게 될 것이다.
또한 영리병원, 그곳의 간호사들은 악화하는 노동조건에 줄 이은 사직으로 인한 악순환 속에서 퇴직을 희망하며 버티는 그림이 그려진다. 그러면서 환자를 고귀한 생명보다는 돈으로만 생각해 왔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간호사가 아닌 다른 삶을 꿈꾸고 대한민국 의료에 대해 한숨 짓고 있을 것이다.
잠깐 상상해 본 영리병원 속 간호사의 삶은 끔찍하다. 환자는 높은 진료비로 인해 고통받고, 직원은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돈이 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죄책감에 고통받는다.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우리 사회는 의료 공공성이 더욱 강화되어야 함을 절실히 느꼈고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많은 정책들을 도입할 필요를 느꼈다. 그러나 영리병원의 도입은 그 모든 노력들을 허사로 만든다. 의료의 공공성은 무너지고 모든 국민들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의료비는 하늘로 치솟고 근무환경은 저하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이 늘어나며 국민건강보험은 점점 악화된다.
병원의 모든 진료는 사람이 행하고 치료할 수밖에 없다. 환자를 치유해 주는 사람이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해진다. 병원의 간호사와 직원들이 돈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영리병원은 절대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간호사라는 내 일터의 보람이라는 사명을 철저히 앗아가 버리는 영리병원은 실로 끔찍하다.
[영리병원이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①
누가 문제인가, 제주도민인가 원희룡인가 http://omn.kr/1hfkd
②
영리병원은 대한민국 의료 현실에 시한폭탄이다 http://omn.kr/1hg8p
③
영리병원? 대한민국 사회에선 아주 참혹할 것이다 http://omn.kr/1hgpa
④
'간호사=돈의 노예' 될 수밖에 없는 병원 http://omn.kr/1hhax
⑤
영리병원의 미래, 잘린 두 손가락과 '1+1 공짜'? http://omn.kr/1hi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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