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의 일상 복귀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정승훈 윤슬케어 대표
권오철
"소화가 잘 안 돼 병원에 갔더니 암이라고 하더라고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 거죠."
정승훈(30, 윤슬케어 대표)씨는 2012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혈액암의 일종인 버킷림프종 3기 확진을 받았다. 공군 장교를 준비하던 그의 앞날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배가 종종 아팠지만 위염 정도로 생각했어요. 암 발병 석 달 전 건강검진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었거든요. 10km 마라톤을 상위권 성적으로 완주했을 정도로 건강만큼은 자신이 있었죠. 장교가 돼서 학자금 대출도 갚고 전공(대기환경과학)도 살리려고 했어요. 군복무하며 대학원을 가면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죠."
정씨와 같이 최근 20·30대 청년층 암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구화된 식사, 불규칙한 생활습관, 진단 기술의 발달 등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혈액암 발생자 수는 지난 2010년 7461명에서 2016년 1만29명으로 1.3배 증가했다. 이 중 20~30대는 1047명으로 10.4%를 차지한다.
혈액암은 크게 백혈병과 림프종으로 구분되며, 고열·호흡곤란·어지러움·피로감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혈액을 구성하는 세포나 조혈기관, 골수, 림프 등에 생기는 암으로, 위암·폐암·간암과 같은 고형암과 달리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또한 림프종은 여러 아형에 따라 예후와 치료법도 다르며 버킷림프종의 경우에는 공격성이 강해 빨리 치료를 받지 않으면 수 주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가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복부와 양팔에 암세포가 퍼져있었고 허벅지 뼈에도 의심 가는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힘겨운 투병 생활이 시작됐다. 그는 "항암치료를 시작하고 10kg 가까이 체중이 줄었고, 항구토제가 맞지 않아 매번 헛구역질에 시달렸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사람 생김새만큼 다양한 암... 운이 좋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