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나눔을 위해 놓여있는 고추와 무농약 채소
이은주
아파트 주민들의 단순한 이동수단으로만 여겨지고 있는 엘리베이터. 어쩌다 이웃 주민을 마주하게 되면 인사를 나누기 보다 잠시잠깐이라도 어색함으로 눈 둘 곳을 찾았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런 엘리베이터가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곳이 있다. 충남 홍성의 내포신도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주민들이 이웃과 나누기 위한 다양한 물건들이 놓여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포신도시 유휴지를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주말농장에서 재배된 고추와 무농약 채소 등이 놓여 있거나, 한 여름에는 폭염 속 지친 주민들을 위해 아이스박스에 음료를 담아 엘리베이터 한켠에 놓아두기도 했다.
지난 주말에는 내포신도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안정미씨가 집 정리를 하다 아이들의 잘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을 이웃과 나눠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의 의사를 물어본 후 나눌 방법을 고민하던 안정미씨는 아파트에 아이들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엘리베이터에 편지와 함께 장난감을 한가득 담아 놓아 두었다.
편지에는 "필요하신 물건 가져가세요"라는 문구로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103동 주민입니다. 건강하고 착한 아이들이 잠깐 사용한 물건들, 책들 정리했는데 우리 동에 어린 동생들이 많아서 혹 필요하신 분 계실까 조심스레 나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