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밭김장때에 맞추어 재배중인 배추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찍었다.
조종주
우리가 담가 먹는 김치의 재료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배추입니다. 배추를 주재료로 담그는 김치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포기김치가 있습니다. 가운데를 둘로 갈라 적당히 소금에 절여 씻어 물기를 빼고, 발갛게 고추양념을 버무려 담근 배추김치는 말 그대로 김치 중의 김치라 할 만 합니다.
갓 담근 김치는 갓 담근 대로, 알맞게 익은 김치는 알맞게 익은 대로, 팍 시어진 김치는 팍 시어진 대로 각각 다른 맛을 내어 우리 입맛을 돋우어 줍니다. 각자의 기호대로 혹은 용도에 맞게 적당한 크기로 썰어 생으로 먹거나, 시어진 김치는 돼기고기나 고등어 같이 신김치에 어울리는 생선을 넣고 맛있게 찌개를 끓이거나 볶아 먹으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포기김치 외에 배추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김치는 백김치, 배추겉절이, 보쌈김치 등이 있고 속이 덜찬 얼갈이 배추로 담가먹는 얼갈이김치, 그 밖에 무와 같이 나박썰기 해서 국물을 내어 담가먹는 나박김치 등이 있습니다.
배추 종자를 생산하는 회사는 참 많고 종류도 참 많습니다. 배추의 품종이 맛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농사짓는 분들이 그 시기에 가장 맛있는 종자를 골라서 심을 터이니 그 많은 회사와 종자를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또 김치를 담그는 소비자 입장에서야 꼭 알아야할 중요한 것만 알고 있어도 김치를 맛나게 담그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배추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언제 수확한 배추인지, 둘째 어디에서 어떻게 농사지은 것인지 이 두 가지만 신경 쓰면 맛있는 배추를 고를 수 있습니다.
배추는 적당히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그래서 김장시기인 초겨울에 나오는 배추와 겨울을 지나고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봄이 올 때쯤 수확하는 월동배추를 골라서 김치를 담그면 대체로 실패하지 않고 맛있는 김치를 담글 수 있습니다.
또 요즘에는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11월이나 12월 김장때 김치 한 번 담그고
2월쯤 수확해서 저온창고에 저장했다가 4∼5월경에 출하되는 노지 월동배추로 또 한 번, 이렇게 1년에 두 번만 김치를 담가도 일 년 내내 맛있고 싱싱한 김치를 먹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1년 내내 시장에 싱싱한 배추가 나오기는 하지만 봄에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배추나 초여름에 수확하는 노지 봄배추는 김장배추에 비해 좀 무르고 맛이 싱거운 편입니다.
여름에 상대적으로 시원한 고지대에서 재배하는 일명 고랭지배추는 상대적으로 농약을 많이 칠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고 맛이 덜해서 제 입장에서는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 두가지만 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