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동 골목박물관 마당에 수원시 행궁동에서 122여 년의 역사를 안고 다른 곳으로 이전한 신풍초등학교에서 오래전 사용한 풍금과 교과서 등이 전시돼 있다.
김희정
밥그릇, 벽시계와 선풍기, 서랍속 골무와 반짇고리, 연고, 낡은 잡지와 빛바랜 사진, 옛사진을 모아둔 영양제 상자, 오래된 녹음기와 교과서, 풍금 등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했거나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가 사용했음직한 살림살이가 전시돼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오랜 세월의 흔적은 고스란히 간직한 낡은 물품을 들여다보니 묘한 여운이 남는다. 늘 가까이 있어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사람처럼 평소 무심했던 생활 속 물건이 귀하고 가치 있게 보인다. 추억과 의미를 담고 새롭게 다가온다. 매일 그 거리를 지나면서도 허투루 본 동네 가게 주인 어르신, 건물, 그곳의 물건 등도 마찬가지다. 최서영 대표에게 도시 재생 관점에서 골목박물관을 기획하게 된 취지를 들어봤다.
"머무르고 살아가는 공간은 어디가 되었든 시간의 통로를 지나 끊임없이 변화하죠. 골목박물관은 문화적 도시 재생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도시를 문화적으로 재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행해야 할 것은 마을기록 작업이라고 봤고요. 그 일을 진행하려면 공간이 필요하죠. 그 공간의 역사, 앞으로 그 공간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도시 재생을 통해 이 공간이 없어지거나 멈춰 서 있는 저장소가 아닌 과거와 현재, 세대와 세대간, 사람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대화하고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공유하고 기록하면서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