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불재에서. 서석대(왼쪽)와 입석대(오른쪽)를 아울러 볼 수 있는 곳이다.
김연옥
오후 1시 20분 남짓 되어 입석대(1017m)에 도착했다. 폭이 1~2m인 돌기둥 30여 개가 수직으로 솟아 동서로 40여m에 걸쳐 줄지어 서 있다. 두 번째로 보는 모습인데도 그 경이로움에 여전히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처음 보게 되는 광석대로 가기 위해서는 장불재(919m)를 거쳐 지나야 하는데 입석대에서 400m 거리다.
서석대와 입석대를 한눈에 올려다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장불재는 옛날 화순군 이서면과 동복면 사람들이 광주를 오갈 때 넘어야 했던 고개다. 지금은 서석대, 광석대, 안양산, 중머리재 등을 이어 주는 곳으로, 무엇보다 절집 규봉암을 중심으로 늘어서 있다는 광석대 주상절리를 곧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나는 그저 마음이 부풀었다.
장불재에서 규봉암으로 가는 길은 한동안 평평한 길이 이어져 걷기가 수월했다. 지공너덜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백마능선 쪽을 바라다보니 지난해 햇빛 부스러기 곱게 내려앉은 산철쭉 꽃길에 취해 안양산을 향해 걸어가던 내 모습이 풍경처럼 아른거렸다. 지공너덜은 주상절리가 오랜 세월 풍화작용에 의해 깨어져 산능선을 타고 모여진 것으로 지난해 12월 20일 규봉 주상절리와 함께 명승 제114호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