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린 인터라켄 시가지 모습
한정환
루체른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자 버스는 인터라켄을 가기 위해 출발을 서둘렀다. 참 어중간하게 출발을 하는 것 같다. 30분만이라도 더 늦게 출발을 하면 루체른 카펠교와 주변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고 가면 되는데 아쉽다.
이렇게 출발을 할 바에야 루체른에서 머무른 시간을 줄여 1시간 일찍 출발을 할 걸 그랬다. 그러면 루체른에서 인터라켄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브뤼니히 고개의 아름다운 설경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루체른에서 인터라켄까지는 버스로 1시간 30분이 소요가 되었다. 가는 도중 주변의 모습을 보니, 전날 인터라켄 지역에 눈이 와서 그런지 도로가에 눈만 쌓여 있다. 밤이라 멋진 설경은 보지 못했다. 눈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버스가 달리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 눈이 많이 오는 스위스 산악지대 도로에는 제설작업을 어떻게 하는지도 몹시 궁금했다.
깨끗한 도시지만 물가가 비싼 인터라켄
인터라켄 시내에 도착을 하니 먼저 눈에 띄는 게, 거리가 너무 깨끗해 보인다. 유럽여행 와서 이렇게 깨끗한 거리는 처음 본다. 흡사 일본여행 때 보았던, 담배꽁초 하나 없는 거리 모습과 너무 흡사하게 닮았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스위스의 첫날밤 숙소 모습은 어떨까? 몹시 궁금했다. 아니나 다를까 프랑스에서 지냈던 것과 숙소는 하나도 다른 게 없다. 겨우 한 사람이 들어가 샤워할 수 있는 그런 좁은 샤워실 모습을 여기에서 또 본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그런데 인솔자가 여기 부근에 한식집이 있으니, 빵이 싫은 사람들은 한식집을 이용하라고 한다. 물론 한식 값은 개인이 별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유럽여행 기간 동안 빵을 먹지 못해 고생하던 아내를 위해 한식집을 찾아갔다.
김치찌개부터 된장찌개 등 우리가 평소 먹던 음식들이 메뉴판에 적혀 있다. 그런데 음식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된장찌개 1인분이 우리 돈으로 자그마치 3만8000원이다. 그래도 하는 수 없이 두 그릇을 시켜 먹고 나왔다. 물가가 너무 비싸다 보니 스위스에는 인근 프랑스, 이탈리아에 비해 불법 체류자들이 별로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