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엮은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전10권)
얼레빗
전집 완간은 땀과 눈물이 축적된 결과
시인이 10년 동안 이 기나긴 대장정을 이어온 까닭은 무엇일까?
"2000년 3월부터 1년 동안 일본 와세다대학에 방문학자(객원연구원)로 나가 있으면서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때 국내의 여성 독립운동가 관련 책을 찾아보니 제대로 된 대중서 한 권 없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일제 침략이라는 쓰라린 역사를 가진 겨레의 후예로서 참을 수 없는 현실 앞에 팔을 걷어붙이기로 작정했다."
국가보훈처로부터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남성이 15180명이고 여성은 357명으로 턱 없이 부족한 숫자다. (2018년 12월 기준) 시인이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집필하기로 결심했던 계기도, 대중들이 유관순 열사 외에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대해 알지 못했던 현실 때문이었다.
시인은 그렇게 10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참고문헌을 찾고, 생존 애국지사를 만나 증언을 청취했다. 필요하다면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까지 건너가 후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공 들여 집필했지만 출간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원고를 들고 여러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으나 문전박대당하기 일쑤. 결국 스스로 출판사 등록을 하고 자비로 출간했다.
"가장 힘든 건 재정적인 어려움이었다. 출판은 자비로 했지만 홍보비까지 마련할 여유가 없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몇몇 언론사가 받아 써주기도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더 관심을 갖고 홍보해주는 곳이 없다."
<서간도에 들꽃 피다>는 그렇게 땀과 눈물, 시간이 오래도록 축적된 결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