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2> 4개 신문사의 ‘감귤답례’ 헤드라인
조정윤
다음으로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4개의 신문사 모두 감귤답례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담고 있었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북한 측에 감귤이 전달되었는지 등을 비롯해 감귤의 시가를 측정하여 남북 정상회담 이후 선물로 받은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품이라는 것을 인지시켜주었다.
'업무추진비'로 감귤 답례 비용을 사용하였고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 이루어진 대규모 물자 제공이라는 것 또한 언론사 별로 차이 없이 명시하였다. 감귤 답례에 대한 홍준표 의원의 sns 글에 관하여 보수, 진보 구별 없이 인용의 형태로 보도하였다. 하지만 차이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차이점을 보다 체계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인용 차이, 감귤 답례 보낸 시기, 북한의 반응, 사후 보고, 과거 관련사건, 사설 기사, 기사내용의 반박 등의 주제로 분석해보았다.
같은 인용, 다른 서술
똑같은 사람의 말을 인용하여도 서술하는 방식이 달랐다. 감귤답례에 대한 홍준표 의원의 sns 글을 인용하였을 때 단어 선택이 차이가 났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홍준표가 '~~라고 지적하였다', '~라고 의혹 제기를 하였다'라고 하였고 경향신문은 홍준표가 '~라고 주장하였다''~라고 지적하였다', '~라고 비난하였다'라고 하였다. 모든 신문사가 공통적으로 홍준표의 말을 인용했기 때문에 기사별 차이가 두드러지지는 않았으나 '의혹제기', '비난' 같이 단어를 중심으로 보면 같은 사람의 말을 인용해도 서술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후 보고에 대한 내용 전달
11월 11일, 아침 8시에 감귤을 싣고 평양으로 향하는 공군 수송기가 출발한 이후에야 국민에게 '감귤답례' 사실이 알려졌다. 즉 감귤답례를 사전에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이다. 이에 관하여 조선일보, 중앙일보의 기사 보도에는 '사후 보고'라는 점을 언급하였고 경향신문은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감귤답례를 보낸 시기와 평가 그리고 북한의 반응
감귤 답례를 보낸 시기를 논하는 것에서도 차이점을 보인다. 조, 중, 동, 경 모두 이 시기의 감귤 답례는 단순한 답례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일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이후라는 점과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을 두고 북과 교류하는 도중에 감귤답례를 보냈다며 정상회담이 끝난 뒤 남과 북의 대화 동력이 떨어진 점, 김정은의 연내 답방을 간접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조선).
경향신문 또한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가 발표된 직후에 답례가 이루어졌다며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의지라며 마무리 짓는다.
그 중 감귤 답례를 받은 후 북한이 16일 이전까지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하였다. 조선일보 이외에 북한이 감귤을 받은 뒤 보인 '무반응'을 기사 헤드라인으로 작성한 신문사는 없었다.
과거사건 언급 여부
남한이 북한에 감귤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10년간 북으로 보낸 감귤에 대하여 중앙일보가 보도하면서 그동안 북에 보냈던 감귤은 시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빼돌려졌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반해 경향신문은 답례로 선물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이명박 정부시절 천안함 사건 이후로 대북지원이 중단되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감귤 답례를 보도했다. 이와 다르게 경향신문은 중앙일보가 언급한 '이명박', '대북중단'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하며 보도했다. '이번 귤 선물은 5·24조치(대북중단)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및 미국의 독자 제재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정부는 판단'하였다며 이번 감귤 답례에 대해 일어날 수 있는 의혹과 궁금증을 먼저 제시한 뒤 바로 일단락 지었다.
오피니언 비교
보도 형식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오피니언 형식의 기사에서 차이가 있었다. 동아일보의 '[횡설수설/이철희]北에 간 제주도 귤'과 경향신문의 '[여적] 북녘으로 가는 제주 감귤'을 비교하면 초점의 차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동아일보의 기사는 북한으로 귤을 보내는 것에 대해 정치적 접근을 나열하였고 경향신문의 기사는 하나의 이야기같이, 과거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북한과의 교류를 나열하고 있다. 이 두 기사를 비교해봄으로써 두 신문사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과거 자사와의 보도비교
언론사들이 과거, 북한에 보낸 감귤에 대해 어떻게 보도했는지 확인해보았다. 그 결과 '조선일보'의 과거 자사(조선)보도와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보도 날짜는 2010년 2월 17일, 이명박 정부 시기였다. '[제주] 12년째 이어지는 제주감귤 북한 보내기'라는 헤드라인으로 보도되었다. 헤드라인만 보아도 벌써 이번 조선일보의 헤드라인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12년째 이어진다는 것은 순탄한 대북정책으로 연관 지어진다.
기사 내용은 비타민c 외교를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북한으로 12년째 감귤을 보내고 있다며 제주감귤 보내기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2018년에는 '비타민c 외교'라는 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현재 조·중·동의 감귤답례 기사를 보면 천안함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물자 지원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비타민 c외교'가 한 번쯤은 언급되어 보도될 법 하다. 하지만 조선을 비롯한 4대 일간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사내용, 서로 반박이 가능할까?
분석대상의 기사들 중 내용을 서로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찾고자 하였다. 하지만 4대 일간지 내에서는 발견하지 못하였고 '노컷뉴스'에 반박 뉴스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