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의 강조 차이
백도영
같은 인터뷰에 대한 두 기사를 비교했을 때 <중앙일보>는 평양공연이 부족했다는 것과, 준비해간 것이 없었다는 부분을 강조했고 <경향신문>은 우리가 북한을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중앙일보> 기사의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건설현장을 둘러보는 김정은의 모습. 2018.7.10 [노동신문]' 으로 기사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는 사진이다. 또한 누군가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 모습으로 권위적임을 느낄 수 있다.
반면에 <경향신문>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7회 여기자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으로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진을 사용했고 도종환 장관이 웃고 있는 사진을 사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있었던 시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평양 공연'이라는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했을 때 <중앙일보>는 남북한의 교류에 대해 우호적이기보다는 북한이 또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과, 남북한의 과거 등 독자들로 하여금 경각심이 들게 하는 기사를 주로 작성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남북한의 교류로 인한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은 기사를 주로 작성했다. 두 언론사를 비교해본 결과 <중앙일보>는 보수적인 집단에서 주로 읽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언론사이고 <경향신문>은 진보적인 집단에서 주로 읽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언론사임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독자들은?
언론사들은 각자의 뉴스미디어 조직에 맞게 게이트키핑을 하고 자신들이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의제로 설정할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서로 다른 의제를 설정했다. <중앙일보>는 갑작스런 평화모드에 속지 말아야하며 북한의 속내를 잘 살펴봐야하고 긴장해야한다는 의견을 중심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경향신문>은 남북 평화를 지지하며 평화 통일에 한 발 다가감을 기뻐해야 한다는 의견을 중심으로 의제를 설정했다.
앞서 이야기했던 '언론사의 의제설정은 구독자의 재사회화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만약 <중앙일보>, <경향신문> 둘 중 하나의 언론사만 구독하는 구독자라면 자신이 구독하고 있는 언론사의 의제에 따라 재사회화를 할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즉 <중앙일보>만을 구독하는 구독자는 통일, 북한, 김정은, 평화 등에 대한 키워드에 대한 가치와 지식을 언론사와 같이 할 것이며 이는 <경향신문>만을 구독하는 구독자 또한 같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론은 중립을 지켜야한다고 말한다. 나도 언론에 대해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는 중립을 지키지 못하는 언론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론은 중립을 지켜야한다는 말의 속뜻이 '언론은 중립을 지키기 힘들다'라는 것을 언론을 배우면서 깨달았다.
언론이 모든 주제에 대해 중립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독자들은 이를 깨닫고 한 가지 주제에 한 가지 언론사의 기사만 볼 것이 아닌, 하나의 주제에 다양한 언론을 접하면서 언론사별로 무엇이 다른지, 무엇을 강조하는지, 나의 입장과 뜻을 같이 하는 언론사는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비교하며 구독해야 한다. 언론사가 독자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독자들이 언론사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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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공감하는 <경향>, '평화' 의심하는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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