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4 조선일보, 한겨레 보도 헤드라인 (10.17~10.27)
김주영
표 4는 10.20 시민배심원단 최종결과 발표를 중심으로 보도된 17일부터 27일까지 보도된 대표적 헤드라인이다. 조선일보가 건설재개 결과에 집중하고, 한겨레가 공론화 과정에 집중했다.
조선일보는 기존의 시민배심원단 비판과 달리, 최종발표 이후에는 원전 건설재개 결과를 호평하며 논리, 이성, 과학, 데이터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한겨레는 최종발표 이후 시민배심원단의 숙의민주주의, 갈등해소, 시민권력 확대, 시민해법을 호평하며 공론화에 긍정적인 면을 보도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은 조선일보와 원하는 제도를 시행한 한겨레의 보도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언론은 사안을 일관성 있게 보도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달랐다. 평소 조선일보는 표에 첫 번째 기사와 같이 시민배심원단을 상당히 부정적인 논조로 보도했다. 하지만 원전을 재개한다는 최종결과 이후에는, 곧바로 시민배심원단의 현명한 선택을 칭찬하며 국민의 직접적 판단을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언론은 아무리 원하는 결과가 나왔어도, 지속적으로 비판하던 시스템을 뒤집어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자가당착적 보도를 해서는 안 된다. 언론의 신념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다른 언론보도
지금까지,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시민배심원단 보도를 분석한 결과, 언론은 이중적이고 숨은 의도가 있었다. 두 언론은 공정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고,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이기에 바빴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들은 보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쉽게 구분하기 힘들다. 이에 독자들은 대립되는 주장을 순수하게 그 자체로 바라보지만 말고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정치적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
당시 정권 초기 문재인정부는 국정 지지도가 70~80%가 넘어가며 각종 정책추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가졌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중 탈원전 정책은 유일하다시피 찬반이 대립되었다.
진보성향의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은 정치적으로 가장 공격하기에 효과적인 상황이다. 조선일보가 언론의 의제설정(agenda setting)으로 반(反)시민배심원단 여론을 형성한다면 탈원전 정책의 타격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제동을 거는 정치적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배심원단의 조선일보 보도가 정부를 지속적으로 조명하고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겨레를 비롯한 진보언론은 공격을 막아야할 의제이다. 10년만에 돌아온 진보정부에 높은 지지 분위기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친(親)시민배심원단 찬성과 같은 사회적 여론을 형성한다면 탈원전 정책의 지속뿐 아니라 국정 전반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다. 그래서 계속해서 정부와 시민배심원단을 비호한 것이다.
독자를 위한 뉴스리터러시 방법과 한국 언론의 한계
이처럼 독자들은 정파성에 따라 대립되는 언론의 의제전달을 단순히 사안 그 자체로 이해하면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분석결과와 같이, 현재의 뉴스 환경은 정파적 미디어로 공정과 객관보다는 분열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매체와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더라도 포털을 중심으로 한 소수의 주류 언론이 중심이다. 네이버의 베타 버전은 알고리즘을 통한 구독언론 맞춤뉴스 제공을 하고 있고, 유튜브/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도 결국 '구독'과 '관계'를 바탕으로 해 사실상 한 쪽을 중심으로 한 뉴스 이용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독자는 더 스마트하게 뉴스를 이용해야 한다. 숨겨진 의도를 찾아보면서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같은 사안에 대해 몇 분의 노력 몇 번의 클릭을 통한 스스로의 판단은 어떨까?
다른 한편으로는, 언론의 역할을 독자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 같이 느껴질 수 있다. 본래 뉴스는 중학생 수준의 기사작성을 통해 모든 국민이 쉽게 받아들이도록 전달해야한다. 그러나 한국 언론의 이익중심적, 정파중심적인 보도는 바람직한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
이에 현실적인 언론발전의 방법은 언론의 자정능력보다, 리터러시 능력이 향상된 독자의 지속적 문제제기가 더 가능성 있을 것이다.
정치와 미디어 전공생으로서 정치와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언론'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글을 마친다.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그런 매체, 미디어, 플랫폼은 어떻게 가능할까? 아니 나는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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