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서울중앙지검에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통합진보당 강제해산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기밀누설죄로 고소하면서 질의응답에 응하고 있다.
민중당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사법부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위해 적극 공조했다는 의혹도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 사법농단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통합진보당 재판부 배당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법원행정처가 2015년 11월 옛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소송에서 사건번호를 미리 비워두는 방식으로 재판 배당 조작을 논의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가 2015년 9월 작성한 '통진당 비례대표 지방의원 행정소송 예상 및 파장 분석' 문건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밖에도 법원행정처는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사건을 '자유민주주의 수호 판결'로 분류해 적시한 문건을 생산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2016년 법원 내부에서 '재판거래' 의혹 제기 있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과정을 꼼꼼히 챙기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지난 2016년 공개한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을 통해 드러난 정황이다. 당시 헌법재판소 내부 관계자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과 관련한 정보 45건이 기재돼 있었고, 이는 곧 헌재의 사전 정보유출 의혹으로 이어졌다.
오병윤·김재윤·김미희 등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29일 황 전 총리를 검찰에 고소한 것도 이 같은 의혹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고소장을 통해 "(김영한 비망록에) 박근혜 청와대가 자신의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깊숙이 지시, 개입한 사실들이 상세히 기재돼 있다"라며 "(황 전 총리 등이) 헌재 관계자와 내통하며 정당해산 사건의 진행사항과 선고결과에 관한 내용을 재판과정에 정부 측 증인 김영환에게 미리 말함으로써 정당해산사건의 직무상 알게된 비밀을 누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 ③] "군사정권도 아니고 무슨 공안자랑?"
황 전 총리 스스로 논란을 야기하는 측면도 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21일 영남 지역 방문 당시 "대여투쟁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라는 질문에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사람이 누구냐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라고 답했다. 22일 세종시 방문 때도 자신을 "통합진보당 해산의 주역"이라고 소개했다.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자신의 '정치력'으로 포장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당내서 새로운 논란으로 이어졌다. 당대표 출마를 앞두고 본인의 정체성을 확실히 선전하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외연 확장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을 자신의 주요 이력으로 내세우면서 공안검사 출신·박근혜 정부 각료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당권 도전을 선언한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29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는) 공안검사를 대단히 오래했다, 공안검사는 극우적인 성격이 있지 않나"라며 "이것이 당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평가했다.
당권 도전이 예측되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진보당 해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업적인데 단지 정부의 소송 대리인으로 나섰던 분이 그걸 자신의 업적으로 포장하면서 대여투쟁력을 과시하는 것은 참으로 의아하다"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재오 상임고문는 지난 27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극우정당으로 끌고 가면 안 된다"라면서 황 전 총리를 비롯한 일부 당권주자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 상임고문은 "자기 과신도 좋지만 시대흐름에 안 맞는 주의, 주장은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고 당의 수준을 떨어뜨린다"라며 "우리 국민 중에 상당 수는 '공안' 자만 들어도 몸이 으스스하다, 군사정권도 아니고 무슨 공안 자랑입니까"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1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공유하기
"통합진보당 해산, 논란 없다"는 황교안, 검증해보니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