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청년공익활동가학교 청년들이 28일 낮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스크린도어 공사 현장 앞에서 숨겨진 청년 노동자를 찾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시연
"여러분이 뻘쭘하면 사람들은 더 뻘쭘해 해요."
선배 활동가인 조희원(28) 청년참여연대 간사의 격려에도 '예비 활동가'들은 긴장을 떨쳐내지 못했다. 강한 바람에 휘날리는 전단지와 푹푹 쓰러지는 피켓, 눈길이라도 마주칠까봐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 뒷모습에 이들은 그만 울상을 짓고 말았다.
구의역에서 이태원까지... 예비 활동가들, 호된 신고식
28일 서울 곳곳에서 첫 캠페인에 나선 참여연대 청년공익활동가학교 청년들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청년들은 노동 팀(청년 노동자 문제), 무지개약국 팀(차별금지법), 비정상회담 팀(외국인 차별 문제), 왈왈이 팀(동물카페 아웃) 등 4개 팀으로 나눠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구의역과 대학로, 이태원 등에서 캠페인을 벌였다.
보통 한 곳에서 캠페인을 벌인 다른 팀들과 달리 '노동팀'은 이날 오전부터 '숨겨진 청년 노동자'를 찾아 서울 곳곳을 누볐다. 이들은 2년 전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노동자의 숨결이 남아있는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승강장을 출발해 성수동 수제화 거리와 대학로 연극가를 거쳐 을지로 철물점 거리와 고 김용균씨 추모공간이 있는 광화문, 홍대 앞 카페거리까지, 청년 노동자를 찾아 다녔다.
하지만 정작 노동 현장에서 '청년 노동자'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청년 노동자들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새벽이나 야간 시간대, 아니면 공장 안쪽 깊숙한 곳에 '숨어' 일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청년 노동자의 몸과 팔, 다리 모습을 형상화한 피켓을 들고 "그래도 괜찮은 노동은 없다", "Here I am(내가 여기 있다)", "No! Hidden(숨기지 말라!)"이라고 외치고 다닌 이유도 이처럼 숨겨진 청년 노동자를 밖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이들은 숨어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들일수록 노동 환경도 더 열악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