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일본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한 해외연대 간담회
박준영
베를린 자유대학교 정진헌박사의 사회로 시작한 간담회는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손미희 대표의 조선학교의 상황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이어졌다. 초, 중급 조선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다 제네바로 유학을 온 심향복 학생은 자신이 다녔던 조선학교와 조선인으로서 일본에서 겪은 경험을 나누며 재일 동포들의 마음을 전했다.
'재일본 우리학교 지키는 재외동포 모임'의 구성원인 린다모씨는 2017년 조선학교와 조선인 강제 징용 유적지에 다녀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일본이 재일 조선인을 대상으로 전쟁에 동원하고, 전쟁을 위한 노동착취를 했던 역사를 우리나라의 후세들이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학교와 아이들을 지키는 시민모임' 이은영 운영위원은 그동안 조선학교를 방문한 경험으로 조선학교의 교육목적과 교육방법의 우수성을 설명하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질의응답 시간에 탈북한 학생이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조선학교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 질문에 조선학교 출신 유학생은 현재 재학생의 구성은 한국적, 조선적, 무국적(해방이후 주어진 특별영주권자)들이 있고, 최근에는 일본인들의 입학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조선학교의 교육 목적은 학생들을 70년간 조국을 잊지 않고 헌신한 재일조선 선조들을 기억하며, 일본사회와 통일된 한반도에서 역할을 하는 세계인으로 길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며 진행됐지만, 누구 하나 지루한 기색 없이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참석했다. 일본 당국의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대상 배제로 상징되는 조선인 차별에 대한 투쟁의 역사를 들으며 참석자들은 분노의 한숨을 내쉬었고,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보이는 참석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