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현 지사의 독립유공자공적조서한자 투성이인 남자현 지사의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공적조서
이윤옥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야 깨달은 것인지, 국가보훈처는 누리집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여놓고 있다.
"'독립유공자 공적조서'는 1949년부터 시작된 정부포상 결정문으로, 최소 70여 년 전의 일제강점기 판결문 등 근거자료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여 한자가 많이 쓰여 있습니다. 이에, '한글(한자)' 표기로 개선된 별도의 공적조서를 2019년 5월까지 단계적(이름순)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작업 중이라는 말이니까 기다려 볼일이다. 다만 단순한 '한글화'가 능사는 아니다. 기자가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그 점이다. '한글화'와 '우리말화'는 다른 것이다. 한글로 쓴다고 해서 모두 우리말인 건 아니다.
피체되다, 만세를 고창하다, 독립자금을 수합하다, 독립정신을 고취하다 등의 표기는 모두 한글이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순 한글화가 아니라 '우리말(한자말이 아닌 알기 쉬운 우리말)'이다. 피체되다→붙잡히다. 고창하다→부르다, 수합하다→ 모으다, 고취하다→ 드높이다, 등으로 바꾸면 될 일이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국가보훈처의 한글화는 반쪽자리 작업일 뿐이다. 그리고 단계적(이름순)이라고 했는데 5월에 일부 '한글화 된 작업'을 공개할 때는 가나다 성씨 가운데 어느 성씨 까지를 한글화했는지도 밝혀주길 바란다.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독립유공자공적조서>와 <독립유공자공훈록> 작성자들을 실명화해달라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는 과자를 만들어도 라면을 만들어도 봉투에는 작업자 이름이 나온다. 왜 중요한 공훈록에 작성자 이름이 없는 걸까. 공훈록을 읽다보면 주어가 누구인지 알 수 없거나, 정확하지 않는 기술이 종종 눈에 띈다. 작성자를 두루뭉술 국가보훈처로 하지 말고 명확한 책임 소재를 위해 누가 기술했는지도 분명히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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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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