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홀 전시실.그 옛날 코토르 바다의 내음이 전해지는 듯 하다.
노시경
전시실의 유리 진열장에는 나폴레옹 군대와의 전쟁에서 이벨리치 가문이 프랑스 군으로부터 압수한 프랑스제 무기가 남아 있다. 유리 진열장 안에 한 가문의 총, 칼이 한 가득 들어 있다.
당시 코토르의 귀족들은 열강들로부터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바쳐가며 싸웠던 것이다. 이 전시실 안에 들어서면, 작은 바닷가 도시의 경제적 번성 뒤에는 스스로 총으로 무장하여 가족들을 지키던 귀족 가문들의 투쟁이 있었음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흥미를 끄는 내용은 코토르의 귀족들이 해적에 대항했다는 내용이었다.
"여기, 마르코 이바노비치(Marko Ivanovic)라는 선장의 초상화가 걸려있는데, 그가 1756년 피라우스 항에서 해적들과 싸우다 숨졌다고 되어 있어. 페타르 젤라릭(Petar Zelalic) 대위도 해적과의 전투에서 보여 준 용기로 지중해의 몰타 기사단에 들어갔다고 자랑스럽게 기록되어 있어."
"작고 부유했던 코토르의 바닷가에는 항상 이들의 재산을 노리던 해적들이 자주 출몰했지. 스스로 자신들의 재산을 총칼로 지켜야 했던 이들의 역사가 처절하군."
박물관에 전시된 구식무기들도 주로 코토르 만에서 코토르 인들이 해적들과의 해상 전투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무기들이다. 오스트리아산 소총 스툭스(stucs)와 소총의 화약, 구경이 큰 라이플 총 트롬본(trombun), 터키식 단도 등이 진열장 안에서 아직도 날카롭게 빛나고 있다.
17~18세기의 차가운 철제 권총은 코토르 만에서의 과거 해전에서 해적에 대항하여 사용되었다. 큰 진열장 안에는 금과 은으로 화려하게 도금된 짧은 소총 레데니스(ledenice)와 즐라티크(zlatke)가 있다. 18세기의 무거운 소총인 일명 푸스코니(puskoni)도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