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사회> 저자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
이희훈
상술한 것처럼 홍성국 대표는 위기의 본질을 수축사회에서 찾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요인이 얽힌 위기인 만큼 해법도 단순하지는 않다.
홍 대표는 "서구 선진국들도 많은 사회문제를 안고 있지만, 갈등과 문제를 사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은 사회적 자본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정의하는 사회적 자본은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앵글로색슨 계열 국가에서 형성된 개인의 자유 선택과 자기책임 원리가 통용되는 사회적 특성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자본이 가장 잘 축적된 나라로 그는 독일을 꼽았다.
"독일은 1871년 통일부터 1945년 2차대전 종전까지 70~80년간 말도 못할 고생을 했다. 두 번의 패전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히틀러의 집권, 재통일까지 별의별 일을 다 겪으면서 사회적 자본이 쌓였다. 독일은 주 52시간 아니라 38시간을 일해도 노동생산성이 우리보다 높다. '감시자 없어도 알아서 일 하는'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힘들어도 이런 사회로 가야한다.
우리나라도 표면적으로는 이런 가치를 떠받들지만, 내부적으로는 정치적 극한 대결, 법치의 부재, 패거리 문화, 이기주의 등이 뒤섞여 사회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갈등을 중재할 권위 있는 기관과 사람이 없고, 합의에 이르게 할 만한 최소한의 룰도 갖춰지지 않았다. 중국도 민주주의 도입 등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지 못하면 다양한 갈등이 폭발하며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가 내린 수축사회의 해법을 요약하면 이렇다.
"수축사회에서 이기주의에 기반한 이데올로기와 생활방식 등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세계 석학들도 다른 용어와 표현을 쓰긴 했지만 결론은 수축사회를 피할 수 없으므로 인류는 살아가는 방식을 모두 바꿔 선한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이타적으로 바뀌어야 공동체를 구할 해법도 나온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팽창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었던 인간의 욕망을 조절해야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엄청난 고통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래 유례없는 압축성장을 해왔다. 법과 제도만 잘 갖추면 사회가 좋아질까? 인간의 이기심을 법으로 다스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사회적 자본은 관습 같은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압축해서 만들어낼 수가 없다."
문제는 인간의 욕망을 조절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