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내려오는 누드’(1912)
이상기
더 나가 뒤샹은 인간을 기계장치로 또는 해부학적으로 분해해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처녀에서 신부로의 이행'(1912), '신부'(1912)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뒤샹은 입체파 화가들에 의해 미래파 화가로 의심받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어떤 하나의 사조에 예속되는 성격이 아니었다. 기욤 아폴리네르는 『입체파 화가들』(1912)에서 뒤샹의 독특성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그는 대놓고 난해하거나 소수만 이해하는 그림을 그린다는 비판에도 별 상관없다는 듯 이 기법을 가능한 한 끝까지 밀고 나간다."
1912년 가을부터 뒤샹은 관습적 의미의 회화와 멀어진다. 그는 자유와 창의성을 위해 전통적인 매체를 버린다. 그림을 직업으로 삼지 않고, 예술로 생계를 이어가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1913년 11월부터 1915년 6월까지 생트-주누비에브(Sainte-Geneviève) 도서관 자원봉사자로 근무한다. 이때 뒤샹은 고대철학, 원근법, 광학에 대한 공부를 하며 시각예술가로 작품활동을 이어나간다. 이 시기의 대표작이 '초콜릿 분쇄기'(1913)와 '금속테 안에 물레방아를 담은 글라이더'(1913-15)이다.
레디메이드(Ready made) 작품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