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
박경미
"심재영 공동경작론은 계모임"
소설 <상록수>의 남주인공 실제 모델이 심훈의 조카 심재영이라는 설에 대해 백승구씨는 15쪽 가량의 지면을 할애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우선 심재영이 진행했던 야학에 대해서 백씨는 "송악면 부곡리에 살던 박동선이 야학을 중단하자, 심재영이 마을청년들과 함께 이어서 운영했고, 이 야학도 상설기구가 아니라 농한기 3개월 동안 다른 사람의 사랑채를 빌어 운영했다"면서 "그 시대에 유행했던 문자보급운동"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심재영의 활동이 <상록수>에 나오는 일들과 유사하다는 항간의 주장에 대해 "소위 말하는 공동경작회에 관한 것인데, 당시 지주였던 심재영이 마을청년들과 규합해 계모임 같은 조직을 만든 다음, 이들과 같이 자기 집의 논을 세내어 경작한 후 거기에서 나오는 소득을 계원들의 활동에 썼다"며 "이런 일을 가지고 오늘날에 와서 소설 속에 나오는 공동경작이었다고 횡설수설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백씨는 "<상록수>에 적힌 농우회의 공동경작론은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적인 것이고, 심재영 등이 했다는 공동경작론은 일종의 계모임적인 것"이라고 짚었다.
이외에도 백승구씨는 모델론에 대해 잘못 전하고 있는 일부 신문과 잡지 등의 내용을 살피기도 했다. 심재영이 해병지에 기고해 발표한 내용들을 간추려 옮겼고, 이에 대해 실제로 송악면에서 태어나고 살았던 그의 경험을 토대로 반박의견을 펼쳤다. 이를 통해 백씨는 심재영 모델설이 과장되고 날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 말미에 "소설 속 남주인공 모델이 심재영이라고 고집하거나 내용을 날조하면서까지 모델 운운하는 일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소설 <상록수>가 지니고 있는 진가를 재고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 故 백승구 씨는
- 1933년 송악면 본당리 출생
- 심훈연구소 소장
- 심훈선생기념사업회 지도위원
- 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 부위원장
- 동아일보사 기지시지국장
- 미문출판사 편집인
- 저서: <심훈의 연보를 재고한다> (1981), <심훈약사> (1984), <심훈의 재발견>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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