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세상에 하나 뿐인 달력' 사할린 동포들을 위해 제작되는 음력 달력. 구정을 전후해 사할린 한인들에게 전달된다.
변영숙
이 달력의 이름은 '세상에 하나뿐인 달력'이다. 러시아 달력을 기본으로 해서 음력일과 절기와 국경일 등을 한글로 표기한 달력인데, '지구촌 동포연대'(아래 킨)라는 시민단체가 사할린 거주 한인들을 위해 2013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제작된 달력은 사할린 한인들에게 전달된다.
"사할린에 갔을 때 나이드신 동포들은 음력으로 일상생활을 챙기더라고요. 사할린 한인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부터 이주해 1938년 이후 강제동원 당한 후 남게 된 분들인데, 1~2세분들은 가족의 생일이나 제사 등을 음력 날짜로 세고 계시더라고요. 근데 사할린에는 음력 달력이 귀한 거예요. 그래서 '세상에 하나뿐인 달력'을 만들기 시작했죠."
달력 제작 배경에 대한 킨의 최상구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달력을 만들고 전달하는 일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간단하지 않아요. 무엇보다도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제일 큰일이죠. 포털 사이트 '다음'의 '같이가치'를 통해 제작비를 모금하지만, 목표액을 달성한 건 딱 한 번뿐이었어요."
해마다 모금액이 줄어들다 보니 점점 제작 부수도 적어지고, 내년에도 달력을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란다.
달력에 들어가는 사진이나 그림은 작가들의 재능기부로 조달한다. 2018년 달력에는 생명과 삶을 주제로 작업을 하는 민중예술가 이철수 판화가의 작품이 사용됐다.
완성된 달력 1천여 부는 화물편으로 미리 사할린으로 보내 지역 한인회를 통해 배포되고, 일부는 구정 즈음에 '킨 방문단'이 직접 들고 가서 사할린 한인들을 일일히 찾아다니며 전달한다.
사할린의 한인동포들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