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석불 앞에서 소원을 비는 한 가족. 지난 1월 1일 새해 첫날 운주사에서다.
이돈삼
우리는 일상에서 선입견을 갖고 산다. 여행지에 대해서도 편견이 작용한다. 이런 선입견을 보란 듯이 깨주는 절집이 화순 운주사다. 절집을 생각하면 깊은 산속이 먼저 그려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웅장한 대웅전, 스님과 염주, 근엄한 불상과 정교한 석탑도 떠오른다. 발걸음도 왠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운주사는 다르다. 찾아가는 마음가짐부터 부담이 없다. 절집이 소박하고 아름다워서다. 운주사의 석불과 석탑은 틀에 박혀 있지 않다. 골짜기와 산등성이, 바위 밑에 널브러져 있다. 흡사 겨울날 햇볕바라기를 나온 가족들 같다. 절집에 담장이나 부도도 없다. 대웅전도 으리으리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