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전날 광화문에서 분신했다 이날 오전 숨진 고 임정남씨가 남긴 메모 일부를 공개했다.
김시연
임씨의 유언에는 카풀 영업에 나선 카카오에 대한 원망과 현 정부에 대한 불만, 동료 택시기사들을 향한 당부가 담겼다.
"국민들하고 소통한다는 게 웬 말이냐. 소상공인 다 죽이고 자영업자 다 죽이고 경제는 다 망가지고. 60대 주축으로 이뤄진 택시기사들은 또 어디로 가란 말이냐. 우리 죽고나면 대리기사들마저 죽을 것이다. 당신들의 돈줄인지 모르겠지만 카카오톡이 하는 일을 잘 살펴보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 것이다.
택시와 상생하자는 카카오톡. 지금에 와서는 콜비도 받아 챙기고 심지어 카드까지. 또한 대리기사들 건당 요금의 20%까지 챙겨가면서 간신히 밥벌어먹고 사는 택시기사들마저 죽이려고 하는, 이것을 문재인 정부는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비정규직이 어떻고 뭐가 어떻고 말만 앞세우고 난 후 지금은 국민들하고 대화하기도 힘든 건지..." (임씨 유언 전반부)
비대위가 이날 비공개한 나머지 부분에서, 임씨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국민과 대화 소통에 소홀하고 북한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며 국민을 다시 돌아보라고 지적하고, 동료들을 향해서는 "택시 기사들이여 다 일어나라, 교통을 마비시켜 우리의 목소리를 분출시키자"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임씨가 평소 갖고 다닌 다이어리에서는 카풀 도입 취지의 변질과 카카오 택시사업을 비판한 메모도 발견됐다.
"1994년 카풀 입법 당시 도입 취지는 고유가 시대에 유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가용 자동차 함께 타기 운동 일환으로, 카풀이 변질되어 공유경제의 4차 산업혁명이라며 내몰린 택시업계 주축으로 이뤄진 50, 60, 70대 여러분, 택시업계 상생하자며 시작된 카카오(택시) 앱. 택시가 단시간 내에 독점하여 영세한 택시 호출 시장을 도산시키고…." (임씨 메모장 일부)
메모 아래쪽에는 현 정부를 고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김태우 검찰 수사관, TV조선 앵커 엄아무개씨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 이에 비대위 관계자는 "오늘 공개 안 한 유언 나머지 부분에 신재민, 김태우에게 상을 줘야 한다며 옹호한 부분이 있는데, 유언을 녹음하기 전에 임씨가 메모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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