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광호 파인텍 노조 지회장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사측인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와 첫 만남을 앞두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12.27
권우성
하지만 최근 기사에 따르면 사내유보금 774억 원을 보유하고, 국내와 베트남 등 국외에서 지금도 신입사원을 뽑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플렉스 김세권 사장은 끝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떤 진정성 있는 답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굴뚝농성 400여 일이 되도록 단 한 차례의 교섭에도 응하지 않다가 시민사회와 여론, 종교계 등까지 총체적으로 나서자 마지못해 나왔을 뿐입니다.
나와서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진정성 있는 사과나 반성이 없었습니다. 4차례의 교섭장에서도 웃고 다니며 온갖 변명으로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노동자들을 매도하기에만 바빴습니다.
반대로 노동자들은 그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동료들인 고공농성자들의 안전한 삶으로의 복귀를 가장 최우선으로 하고, 원만한 합의를 바라는 전국민적 바람에 화답하기 위해서 스타플렉스 음성공장으로 정상고용하라는 최소한의 요구도 내려놓고 그럼 어떤 방법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거냐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네 차례에 이르는 교섭에 성실하게 나섰습니다.
김세권 사장이 분명히 책임지는 방식이면 그간의 핵심요구였던 스타플렉스 직고용이 아닌 다른 방안들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게 듣고 논의하겠다는 자세였습니다. 유령회사 가짜회사 파인텍의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가 분명히 책임을 지는 약속이 전제되면 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세권 사장은 파인텍 재가동안을 제시하며 본인은 어떤 경영, 고용, 법적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결국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교섭을 파행으로 이끌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최소한 파인텍을 재가동하더라도 바지사장이 아닌 형태로 김세권 사장이 분명히 고용과 경영, 법적책임을 지는 회사로 하겠다는 것이라도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으나 전혀 그럴 의향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모든 협상 과정에 강민표 전무는 더 많은 사회적 공분을 쌓고 있습니다. 실제 어떤 책임도 질 수 없는 사람이 참여하여 교섭을 파행으로 이끌고, 책임있는 안이 나오는 것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다시 과거와 같은 약속불이행의 사태가 있을 시에는 스타플렉스로 고용 등을 승계하겠다는 미래조항이라도 한 줄 넣어 책임지겠다는 진정성이라도 확인, 약속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 봤지만 이런 약속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간 본인의 약속과 다르게 스타플렉스 직고용을 포함해 어떤 다른 방법이더라도 본인의 직접적, 법적 책임은 전혀 없게 하겠다는 기존의 의사가 그대로 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안타깝고 분노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그런 김세권 사장의 약속불이행, 책임회피가 오늘 홍기탁, 박준호 두 사람으로 하여금 헐거워진 목숨마저 걸게 했습니다. 사람의 목에 직접 칼을 들이대야만 살인이 아닙니다.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등에서 숱하게 보았듯이 자신의 이윤만을 위해 노동자들을 짓밟고 쫓아내고, 기만하고, 약속을 어기는 일 자체가 간접 살인행위입니다.
그들도 가족이 있고, 누리고 싶은 일상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 모든 것을 빼앗은 것은 자신의 이윤만을 지키기 위해 한국합섬 인수 당시 고용과 노조, 단체협약을 승계하겠다는 약속을 1년 8개월 만에 어기고, 2015년 408일의 고공농성 끝에 합의한 정상고용의 약속을 두 번째로 어긴 김세권 사장과 강민표 전무였습니다.
그들의 한줌 이익이 지켜지기 위해 한국사회는 수많은 사회적 고통과 아픔, 갈등 비용을 몇 년째 지불하고 있습니다. 왜 한국사회가 이들의 개인 재산권 보호를 위해 이토록 많은 사회적 비용을 들이며 아프고 고통스러워 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인간적이며 반인도적인 사업가 퇴출해야
이제 우리의 요구도 다릅니다. 김세권 사장 같은 비인간적이며 반인도적인 사업가는 이 사회에서 퇴출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큰 사회적 갈등과 물의를 빚으며 대한민국 사회를 세계적인 인권오명국으로까지 만들고 있는 책임을 묻고 진실규명을 위한 법적 조사가 이루어져 합니다.
내일인 1월 8일 오후 2시에는 김세권 사장과 같은 거주지역에 사는 일산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부끄러워 함께 못 살겠다는 규탄 및 즉각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김세권 사장 집 앞에서 엽니다. 1월 10일 오후 1시에는 인권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시민공동고발인단이 공개 조사를 요구하는 고소고발에 나설 예정입니다.
그가 8년여에 걸처 행한 약속불이행을 조사해야 합니다. 민변노동위원회와 참여연대 등 사회단체들은 국회 을지로위원회 등과 협의하여 사회적 단죄와 진실규명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를 열 것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입만 열면 외국으로 자본 이동을 할 수 있다, 차라리 공장을 처분해 버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도덕적 사업가, 이런 기업 활동이 단죄되어야 2200만 명에 이르는 대한민국 노동자들과 그들의 임금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의 일상과 미래가 조금은 안전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로 408+422일, 하루하루 날짜를 더하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참담하고 부끄럽게 하는 굴뚝 농성 상황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도 요청합니다. 대통령과 정부, 국회가 제대로 나서서 이 극한의 상황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나아가 실제 부를 생산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며 살기를 거부하는 기업가들이 더 이상 이 땅에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합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부정하며 노조를 할 것이기 때문에 받아줄 수 없다는 말을 백주대낮에 버젓이 하는 김세권, 강민표 같은 사람들이 다시는 어떤 기업 활동도 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게 이 땅의 정의이며, 준엄함이며, 평범함이 되어야 합니다. 법이 편파적으로, 노골적으로 그들 기업가들 편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비참한 일이, 억울한 일이, 추악한 일이 계속됩니다. 촛불항쟁의 요구를 받아 새로운 노동사회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에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합니다.
단식 21일차가 되니 기운이 조금 떨어지긴 합니다. 그러나 422일을 저 높은 곳에서 버티고 있는 저들만큼이나 하겠습니까. 부디 그들이 하루속히 우리 곁으로,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며 이 텅빈 공복의 시간을 견뎌봅니다. 진실은 바로잡히고, 양심과 정의가 승리할 것입니다.
내일은 오전 10시에 긴급 의료지원 및 인도적 물품 전달, 그리고 단식 종료를 설득하기 위한 시민사회종교 대표단이 굴뚝을 다시 오릅니다. 부디 고공농성자들의 마음이 조금은 풀리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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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이 원해서 굴뚝농성? 누가 이러고 싶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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