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제화공들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구두전문 브랜드 미소페 본사 앞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폐업한 미소페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희훈
제화공들은 월급제가 아닌 회사가 요구하는 구두 숫자대로 구두를 만들어 돈을 받는 '개수임금제' 형태로 급여를 받고 있다. 많이 일하면 일할수록 급여가 올라가는 시스템인데, 특수고용노동자인 제화공은 한 명 한 명이 하청업체와 계약한 개인사업자다. 이 때문에 구두제작에 따른 공임을 올리기에 수십년 동안 어려움이 컸다.
미소페 1공장 제화공 김명수씨는 "지난여름 단가 좀 올려달라고 농성하자 본사는 일감 자체를 줄여버렸다"면서 "이제는 그것도 못마땅한지 중국으로 공장이 간다며 퇴사하라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난해 미소페는 7% 성장했다는데 우리(제화공)는 1%도 성장하지 못했다"면서 "우리가 어떤 심정으로 이 거리에 나왔는지 국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소페는 지난해 105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7%의 성장을 이루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청인 미소페의 관계자는 "하청은 완전한 독립된 사업주(체)"라면서 "미소페가 거래하는 생산 공장(하청)만 열 몇 군데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청인 미소페도) 피해자다"라면서 "1공장에서 독자적으로 생산한 제품이 갑자기 중단돼서 그만큼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소페 관계자는 "독립된 사업주가 개인사정으로 폐업을 하고, 말 그대로 자기도 먹고 살기 위해 중국으로 가서 다른 회사랑 거래를 하겠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저희가 거기랑 거래했다는 이유로 저희를 나쁜놈으로 모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미소페)는 공장을 운영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면서 "저희 같은 중소기업은 일일이 대응할 능력도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미소페 하청인 1공장 슈메이저의 폐업은 본사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한편 노조는 공장폐업으로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하는 25명의 제화노동자들에 대한 긴급구제를 정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