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2018년 12월 28일 오후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둘째, '레이더 갈등'은 한일 관계의 위기관리능력이 바닥을 쳤다는 점을 생생히 보여줬다.
국가간 갈등은 병가지상사이다. 특히나 인근 국가끼리는 워낙에 이견과 충돌이 많은 법이다. 문제는 갈등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갈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갈등을 어떻게 조기에 관리하고 진압해 국가 관계의 악화로 인한 더 큰 국가 이익의 손상을 예방하는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간에는 평소에 원활한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소 오해가 있더라도 당국자간에 즉시 소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오해를 풀고, 그래도 도저히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잠정적으로 의견을 달리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갈등이 더 크게 비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다.
'레이더 갈등'이 발생한 이후 한일간에는 2018년 12월 24일에 외교부 국장급 협의도 있었고, 같은 날 한국 국방부에서는 한일 국방부 국장급 회의도 있었다. 사흘 뒤인 12월 27일에는 한국 측 합참과 일본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참에 해당)간 실무급 화상회의도 있었다.
통상적인 소통 채널이 작동하고 양국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갔다면, 그 정도 선에서 갈등이 봉합됐어야 했다. 그러나 12월 28일 일본 측은 자국 초계기가 촬영한 약 13분 가량의 현장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한일 양국 외교안보 당국간 소통 채널과 위기관리 능력이 얼마나 허약한 상태에 빠져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③ 미국이 보여주는 무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