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리도 및 현대지도강리도 및 현대지도
김선흥
첫 번째 지도는 1402년 한양에서 제작된 강리도(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중에서 서쪽 부분이고 오른쪽 지도는 그에 해당하는 현대 지도입니다. 강리도에서 아프리카, 그 위의 지중해 일대(바다 색깔이 누락되어 있음), 이베리아 반도, 아라비아 반도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우측 상단에 그려진 큰 내해가 카스피해입니다. 그 왼쪽에 흑해가 있어야 하나 강리도에서는 얼른 식별되지 않습니다. 바다 색깔이 칠해져 있지 않은 까닭일 수 있습니다.
상하가 늘어난 형태, 왜?
강리도에서 카스피해 이서 지역의 형세를 유심히 살펴보면 일률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좌우의 폭이 대폭 줄어든 반면 상하가 매우 늘어나 있는 형태가 그것입니다. 아라비아, 아프리카, 지중해 및 그 일대가 다 그렇습니다. 왜 이런 구도가 나왔을까요? 단순한 오류일까요? 아니면 숨은 뜻이 있을까요? 이번 호에서는 먼저 카스피해를 탐험해 본 다음 강리도의 숨은 구도를 탐사해 봅니다.
카스피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호수 혹은 내해로서 일본보다 면적이 넓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북동쪽에 카자흐스탄, 북서쪽에 러시아, 서쪽에 아제르바이잔, 남쪽에 이란, 동남쪽에 투르크메니스탄이 접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그린 카스피해(가운데 지도)를 다른 지도들과 비교해 봅니다. 첫번째 지도는 1375년 서양에서 나온 카탈란(Catalan) 지도에서, 마지막 지도는 현대 지도에서 따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