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 골령골은 1950년 전쟁 발발 직후 대전형무소 정치범과 국민보도연맹원 등 수천 명이 군인과 경찰에 의해 처형당한 비극의 땅이다. 사진은 당시 현장 사진. 박만순 시민기자는 올 한 해 <오마이뉴스>에 보도연맹 학살 사건을 파헤친 기사를 썼고 이 기사를 모아 올해 6월 <기억전쟁>을 출간했다.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대표님(충북역사문화연대) 보도연맹과 관련한 쉬운 글이나 영상 없나요?"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추천 좀 해 주세요"
직장 젊은 후배가 부탁을 했다. 요즘 과거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데 반가운 소리다. 하지만 막막했다. 마땅한 글이나 영상이 없기 때문이다. "알았어. 보내줄게" 라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3년의 시간이 지났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 한 편에는 미안한 마음이 늘 있었다.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기도 하고 관련 책을 찾아보고 진실화해위원회의 보고서도 뒤적여 보았다. 하지만 마땅한 글이 없었다.
16년간 충북 곳곳을 뛰어 다니며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해왔는데 읽기 쉽게 정리한 글이 한편 없었다. 진실화해위원회 보고서는 거의 논문 수준이라 관련 유족이나 전문가가 아니면 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던 차에 오랫동안 알고 지낸 <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가 제안을 했다.
"박 대표님, 충북지역 민간인 학살 사건을 취재해서 오마이뉴스에 실어보세요."
시민기자로 활동해보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시큰둥했으나 생각을 해보니 원고분량에 제한이 없고 같은 주제를 계속 실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2016년 3월 첫 기사가 실리고 작년 9월부터는 연재기사를 쓰게 되었다. 연재기사를 쓰면서부터 독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시민기자 활동을 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많이 쓸 때는 일주일에 세편의 기사를 썼다. 쓴 기사는 카톡으로 지인에게 보냈다. 앞서 부탁받은 후배에게도 보냈다. 3년 만에 약속을 지킨 셈이다.
1년간 쓴 기사를 모아 올해 6월에는 <기억전쟁>을 출간했다. 16년간의 활동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으로 정리한 셈이다. <오마이뉴스>와 심규상 기자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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