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박준호, 홍기탁 고공농성 402일, 차광호 지회장 무기한 단식농성 9일째인 지난 18일 오전 농성장이 설치된 서울 목동 스타플렉스(파인텍) 서울사무소앞에서 사회단체 대표자 나승구 신부,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 박승렬 목사, 송경동 시인 무기한 동조단식 돌입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송경동 시인, 차광호 지회장,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 박승렬 목사.
권우성
파인텍에서의 생활은 지난했다. 차 지회장의 고공농성 결과로 사측과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2016년 1월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파인텍 사측은 노동조합 활동과 상여금, 수당 등의 내용이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다.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월급과 노조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 도저히 생활 불가능한 기숙사까지. 이 과정에서 11명이던 파인텍 복직 노동자 중 6명이 떠나갔다. 충원은 없었다. 결국 그해 10월 복직한 노동자들은 다시 파업을 선언했다.
현재 파인텍 노동자는 총 5명이 남아 농성중이다. 이들 중 전 지회장 홍기탁씨와 사무장 박준호씨 2명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 올라갔다. 이곳은 목동 CBS 건물 15층에 있는 스타플렉스 영업부에서 가장 가까운 굴뚝이다. 나머지 3인이 이들 두 사람을 뒷바라지 하다가 이 중 차광호 지회장이 지난 10일부터 4박 5일간의 오체투지 이후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늘 위에서 새롭게 기록을 깬 사람들
이번에 기록을 깬 홍기탁 전 지회장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은 붉게 타오르는 일출 사진이다. 홍 전 지회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항상 1월이면 동료들과 함께 일출 산행을 했다"면서 "그 사진은 한국합섬 문 닫고 파산 나고 했을 당시에 (충북 영동에 있는) 민주지산으로 일출 보러 갔을 때 찍은 것이다. 그때 마음 잃지 말자 해서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홍 전 지회장은 "위에서는 버티기만 하면 된다"면서 "아래에서 지원하는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압박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용 승계, 노동조합 승계, 단협 승계, 이 삼승계를 확실히 해야 내려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지회장은 이어 정치권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에 아쉬움이 크다"면서 "겉으로는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척 하지만 실제 민주당은 탄력근로제, 점거파업 금지, 대체근로자 투입 등 재벌들의 요구사항만 고려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22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파인텍 고공 농성 현장을 찾아 "사측과 조속히 비공개로라도 만나 해 넘기기 전에 이 문제를 합의할 방안이 있는지 요청하고 집요하게 설득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두 번의 고공 농성 세계신기록이 경신되는 동안 실질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