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광양 다압면 다사마을 개화한 홍매화
조도춘
아버지와 매화나무 전지 작업을 하려 다닌다. 전지 작업을 하지 않으면 수형을 망칠 뿐만 아니라 꽃과 열매가 엉망이 된다.
필요 없는 가지를 툭툭 털어버리고 말끔해진 녀석들을 보니 '무소유'란 단어가 생각이 난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처럼 불필요한 가지를 떨어버린 녀석들. 가녀린 가지에 초롱초롱하게 달린 꽃눈이 쑥쑥 커지는 것 같다. 새해가 오기도 전에 벌써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매년 이맘때쯤 아버지와 매화나무 전지작업을 하러 다니면서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봄이면 매화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곳이 있다.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이다. 이곳에는 한겨울에 꽃이 피는 매화나무가 있다. 소학정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