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하류노인이 온다>일본의 초고령화로 인해 발생된 하류노인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청림출판
이런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접하게 된 책 <2020 하류노인이 온다> 는 저출산 고령화를 우리보다 일찍 경험한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류노인'이라는 단어가 엄습하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절박하게 경고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책의 저자인 후지타 다카노리는 NPO(비영리단체) 법인 홋토플러스 대표이며, 후생노동성 사회보장심의회 특별부회위원직을 맡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활동하며 생활보호와 생활빈곤자 자원 방식에 제언을 하고 있다.
이 책은 현장에서 저자가 직접 상담하며 느낀 일본 하류노인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 그리고 하류노인이 양산되지 않도록 일본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언하는 글도 다수 담겨 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의 노인복지 시스템 부족을 꼬집으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할 수 없는 고령자
그렇다면 하류 노인을 어떻게 정의할까? 단지 못 산다는 이유만으로 '하류 노인' 으로 정의되는 건 뭔가 불분명하다. 그래서 국가(일본)가 정하고 있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할 수 없는 고령자"로 저자는 정의했다. 즉 "생활보호기준 정도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자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고령자"를 뜻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하류노인에겐 없는 3가지를 이 책에서 제시한다. 첫째, 수입이 거의 없는 노인. 둘째, 충분한 저축이 없는 노인. 셋째, 의지할 사람이 없는 사회적 고립. 즉 하류노인이란 모든 안전망을 상실한 상태라고 언급하며, 하류노인이 증가하는 원인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하류노인이 증가하며 발생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의료비와 요양비 부담에 자녀세대도 상당한 부담이 되어 결국 가족이 함께 파산할 가능성. 하류 노인들이 '사회의 짐'으로 인식되어 생명이 고귀하다는 생명윤리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가능성. 젊은이들의 노후를 대비한 지출 감소와 저출산 분위기 확산 가능성. 이렇듯 하류 노인의 문제는 단순히 노령 세대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반에 문제를 야기 시킨다.
아프면 갈 곳이 없다
노인이 되면 의료비와 요양비가 많이 든다. 특히 저소득층의 노인들에겐 이 비용들이 매우 치명적이다. 앞서 필자의 경험을 얘기했듯이,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노인성 질환 환자들은 비용문제뿐만 아니라 퇴원 후 갈 곳이 없다는 문제에도 직면한다.
물론 자신이 살던 곳으로 가면 좋겠지만, 자신을 케어해줄 수 있는 환경 부재가 그들을 머뭇거리게 한다. 결국 사회적 입원으로 요양병원으로 가거나 아니면 인권과는 동떨어진 어떤 시설을 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