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불법 자가용 카풀 근절' '카풀 금지 여객법 즉각 국회 통과' 등을 요구하는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권우성
공유경제를 내세우며 카풀사업준비를 강행하고 있는 카카오에 맞서 택시기사와 택시사업주 등 노사를 막론하고 택시업계 전체가 대대적 집회와 파업을 앞세우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며 대리기사들은 그 착잡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자가용 차량을 통해 이웃과 출퇴근하며 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소박한 인심은 귀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핑계로 차량 소유자와 이용자를 대거 모집하여 중간 이득을 취하는 카카오 플랫폼사업의 문제는 별개라 생각합니다.
이미 택시라는 전통적 운수서비스가 존재하고 있고 그 수많은 종사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택시 탑승의 불편함과 서비스 부재, 난폭운전과 이용자 불만이 극심하다면 이는 개선할 문제입니다. 세계 주요 문명국들과 비교해도 한참이나 저렴한 요금문제, 과도한 사납금제도와 업자들의 횡포를 해결하고 택시기사들의 처우와 근무여건을 개선하여 선순환의 제도를 만들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간 공유경제와 플랫폼 사업의 대명사처럼 불리며 세계 곳곳에서 번창하고 있는 우버사업은 그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하고 질 나쁜 일자리 배출, 노동자 방임과 책임 회피 등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택시사업과 달리 당국의 관리감독과 법적 규제, 소속기사의 신원 보장과 전문성, 차량책임 등에서 벗어나는 것, 노동 3권 보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버가 돈 버는 주요수단입니다.
카풀, 정말 경쟁력 있는가
대한민국의 카풀서비스는 어떨까요? 만약 카풀이 택시보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떠해야 할까요?
그것은 택시보다 싼 요금, 편리하고 안전한 운행과 친절한 서비스, 보험 보장과 범죄로부터 안전한 보호 등일 겁니다. 하지만 지금도 어느 나라보다 저렴한 택시요금보다 더 낮은 요금으로 양질의 지속적 카풀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을까요? 특히나 20%나 되는 중간수수료를 제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자기차량을 소유하고 기름값, 보험료, 수리비 등 차량유지비를 카풀기사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편리하고 손쉬운 탑승이 가능하려면 사실 전업적 생계형 카풀기사들이 전국의 길거리에 치밀하게 대기하고 있어야 합니다. 범죄로부터 안전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현재 택시업은 전문성과 신원보장, 안전운행 등을 위해 적잖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면허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카풀기사가 그게 가능할까요? 특히나 국가나 공공기관의 관리와 보장 없는 민간기업의 무분별한 기사등록으로 말입니다. 아니 제대로 된 관리제도를 갖춰야 한다면 그 부담을 안고 카풀의 사업성이 보장될 수 있을까요?
결국 카풀이 택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라는 반사이득을 넘어 양질의 지속가능한 대중서비스로 정착하기 위해선, 현 택시업만큼의 세금과 면허제도, 적어도 택시업만큼의 요금과 보험금, 택시업만큼의 법적 근거와 보안, 택시업만큼의 차량 소유 비용과 유지보수비용 등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과연 그래야 한다면 택시사업보다 경쟁력 갖춘 사업성이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