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강연회'우에무라 때리기'의 발단이 주간분슌 2014년 2월호 표지
이두희
위안부 관련 서적을 거부하는 대학 당국
우에무라 교수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결코 자신만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를 수업으로 다룬 히로시마 대학의 한국인 교수에 대한 공격, 위안부 문제가 기술돼 있는 교과서를 사용한 중학교에 대한 항의, 위안부 관련 박물관에 대한 폭파 위협 등 우익들의 공격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의 발단에는 <산케이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아베 총리의 동지'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니시오카나 사쿠라이 같은 이들이 있는 것이다.
강연 뒤에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자신을 '나고야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한 참석자는, 자신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이 교수가 위안부 관련 서적을 학교에 기증하겠다고 하자, 학교 측은 그렇게 되면 우익 쪽 책도 받아야 한다고 하며 기증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면 '내 책도 받고 우익 책도 받아서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겠냐'고 주장했지만, 학교 측은 난색만 표할 뿐 끝내 책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은 일본의 현실이 점점 더 역사수정주의로 가는 것에 대한 위기감을 토로하며 그러기에 더욱 지금 우에무라 교수의 싸움이 중요함에 대해 공감했다.
기억의 계승이 중요하다
우에무라 교수는 지난 9월 일본의 대표적 진보 시사주간지인 <주간금요일> 사장에 취임했다. 권력에 맞서는 언론이 압도적으로 부족한 일본의 상황에서, 한국의 시민미디어가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처럼 <주간금요일>도 민심을 제대로 전하고 부당한 권력의 본질을 폭로함으로써 일본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을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에서 만난 젊은이들과의 경험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포기하지 않고 역사수정주의와 싸워나갈 것을 약속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겪지 못했더라도 '만약 나였더라면'이라는 상상력을 통해 '기억의 계승'을 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일본 사회의 젊은이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 '기억의 계승'을 통해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