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령터널(함북 명천-내포 사이)
통일부
함경남도에서 북도로 가는 데 눈이 내렸다. 눈이 무릎까지 쌓였다. 함경북도 온도는 영하 16도였다. 철도는 깨끗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의 조사를 위해 북측 관계자가 모두 치워둔 것.
남측처럼 제설 장비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일정 구간마다 철길을 관리하는 소대가 있었다. 소대 사람들이 50~60cm 쌓여있던 철도 위의 눈을 치우며 조사를 도왔다. 그뿐이 아니었다. 북측 조사단은 눈길에 먼저 발자국을 내서 남측 조사단이 따라갈 수 있게 했다. 곳곳에서 북측의 배려가 느껴졌다.
1200m 교량을 함께 걷다
지난 11월 3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은 일출을 함께보다 눈길을 걷기도 했다. 개성부터 신의주를 지나는 경의선부터 분단 이후 처음 남측에 공개된 동해선까지 남북 철도의 연결을 꿈꿨다.
이번 공동조사에 참여한 통일부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북측 관계자와 함께 한 시간을 전했다. 북측은 조사단이 함흥, 청진, 원산 등 북측의 공장과 기업이 밀집돼 민감할 수 있는 대도시를 지나도 별다른 거리낌이 없었다.
경계심 없이 조사에 함께 했던 남북 공동조사단은 나진의 해변 역인 명호역서 일출을 함께 보기도 했다. 떠오르는 해처럼 남북 철도의 미래도 밝을 거라는 덕담도 주고받았다. 청천강에서는 하필 비가 내렸다. 1200m 길이의 교량을 단원들이 우비와 우산에만 의지해 건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