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받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재판받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
무위당 사람들 제공
장일순은 투옥 3년여 만에 춘천교도소에서 석방되었다.
심한 옥살이였으나 정신적으로 버틴 탓인지 건강이 유지된 상태였다. 박정희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집권에 성공하면서 정치적으로 구속했던 일부 양심수들을 풀어준 것이다. 더 이상 가둬 둘 이유도, 명분도 없었다. 제사가 끝나면 제물(祭物)은 치워지기 마련이다.
장일순이 옥중에 있을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아들이 충격을 받을까봐 가족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하였으나, 누나 정순이 면회를 갔다가 동생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고, 결국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알려주었다.
집에서 모시고 살 때는 아침마다 문안인사를 올리고 안방의 요강을 가져다 칙간에다 비우고 저녁이면 깨끗이 씻어서 다시 갖다 놓는 등 극진한 효자였다.
어머니의 부음을 알게 된 장일순은 임종은커녕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불효막심을 한탄하면서 뒤늦은 사죄의 편지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