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공립유치원인 서울양재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이 선생님과 수업을 하고 있다. 2018.12.5
연합뉴스
18개월 딸아이 하나 키우는 데 시터분 한 달 월급과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만 한 달에 200만 원이 넘으니 벌써 3천만 원이 더 들어갔다.
워킹맘에 도와줄 친정 식구, 시댁 식구가 없는 사람들의 선택지는 그다지 많지 않다. 더군다나 내가 사는 곳은 마포. 비슷한 처지의 부부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인지 0세반을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꿈도 못꾸고 가정 어린이집 3곳에 신청했지만 가장 빠른 곳이 지금 대기 8번이다.
이렇다 보니 베이비시터에게 내가 버는 돈의 반이 지출된다. 그럴꺼며 차라리 일을 그만두고 아이나 보지 뭣하러 그렇게 일하러 다니냐고 핀잔을 주지만, 내 일을 하고 아이를 보는 것과 하루종일 아이만을 돌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아이를 기르는 것도 때가 있지만 일을 하는 것도 때가 있다. 이제 막 시작한 일을 아이 때문에 쉬거나 그만 둔다면 평생 후회가 될 것 같아 일을 포기하기가 어렵다.
두 가지 일을 모두 해내고 싶기에 타인의 도움을 최대한 받으면서 일상을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언제까지 버는 돈의 반 이상을 지출할 수 없기에 우리 부부는 다양한 방법을 찾으러 노력했다. 정부에서 홍보하는 시간제 보육제를 이용해 보았다. 시간제 보육제은 한 자치구에 2곳 정도 있다. 미리 시간을 예약해 원하는 시간만큼 아이를 맡기면 된다.
하지만 우리집에서 거리가 6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어 차가 밀리면 길에서 1시간 이상을 보내야 한다. 또 한 타임에 3명 이하만 신청할 수 있기때문에 재빠르지 않으면 매일 갈 수도 없다. 예약 후 아이가 아프거나 사정이 생겨 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벌점이 생겨 2회만 결석해도 해당 달은 이용을 못한다.
우리는 두 달간 피나는 노력으로 시간제 보육제를 최대한 잘 이용하려 노력했지만, 그 센터가 있는 동네에 살고 있지 않는 우리 부부에겐 빛 좋은 개살구였다. 결국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14개월 동안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고 2개월을 시간제 보육제를 이용하다가 다시 베이비시터를 집으로 오게 할 수밖에 없게 된 거다.
아이도 이제 내년이면 3세가 된다. 어디든 보내고 싶어 대기 번호가 없을 것 같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찾아 다녔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협동조합 개념으로 부모들이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청소, 교육, 식사, 소풍, 캠프 등 아이와 함께하는 일이 많다. 즉, 부모의 참여도가 엄청 높다. 다른 어린이집들은 무상인 반면에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한 달에 40만~5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그래도 안전한 먹거리와 부모들이 함께 육아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프리랜서인 우리 부부는 최대한 참여하여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싶었다. 그동안 베이비시터와도 시간을 나누어 아이를 함께 키웠기에 '공동육아'라는 시스템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