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비즈
<불렛저널>의 저자이자 창시자인 라이더 캐롤은 책을 통해 '불렛저널'의 가치를 이렇게 밝힌다.
"불렛저널이 안팎으로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잠시 멈춰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적는 단순한 행위는, 간단한 정리 그 이상이다. 그것은 자신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시 연결하도록 도와주었다."
단순히 종이에 직접 해야 할 일을 적고, 오늘을 돌아보는 성찰을 적는 일이 뭐 대단한 건가 싶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런 일을 굳이 하지 않아도 체계적으로 구성된 사회 속에서 일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이 되면 출근을 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한다.
굳이 스케줄을 짤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의 삶은 딱딱 들어맞게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바로 함정이다. 천천히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아침이 되면 출근을 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한다. 여기에 '나'의 의지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있는지 질문해 본 적 있는가?
이 모든 일은 우리가 직접 스스로 결정해서 하는 것 같지만, 사회가 만든 시스템 속에서 나 없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오늘을 열심히 살면서도 공허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빽빽하게 들어찬 일과를 스스로 정리하지 않고, 오로지 사회가 만든 시스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정하는 것도 내가 아니고, 오늘 하고 싶은 일을 정하는 것도 내가 아닌 일상의 반복에서 우리는 즐거움은 고사하고, 짧게 웃을 수 있는 일조차 만나기 어렵다. 오늘날 정보 과잉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마치 마비 상태에 빠진 것처럼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집중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거다.
이러한 모습은 굉장히 잘못되었다. 만약 우리가 지금 눈앞의 일에 집중하며 오늘을 가치 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과거 '미니멀리즘'이 크게 열풍이 일었던 것도 너무나 복잡하고 많은 우리 주변을 정리해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에 여유를 되찾기 위한 목적 때문이었다.
불렛저널도 다르지 않다. 불렛저널을 직접 손으로 쓰면서 정리하는 일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더 중요한 '왜 원하는지' 이유를 알기 위해서다. 불렛저널은 여기부터 시작해 우리가 의도적인 삶을 살기 위한 출발점에 서는 일이다. 그게 바로 손으로 쓰는 불렛저널 방식의 지점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불렛저널을 통해 인생의 분주함이 뒤덮어 희미해져버린 것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우리가 내린 결정, 현재 있는 지점으로 이끌었던 행동을 기록할 수 있다. 불렛저널은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효과가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렇지 못한 것은? 그리고 그런 경우 어떤 기분을 느꼈는가?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매일매일 써 내려가는 이야기를 항상 바라보면서 자기인식을 굳건하게 할 수 있다. (본문 53)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무리 누군가 시킨 사무적인 일이라도 오늘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정리해서 하는 사람과 그냥 윗사람이 시키는 걸 기다리는 사람은 처리 속도부터 차이가 난다. 당연히 결과도 전자가 뛰어난 법이다.
불렛저널은 직접 노트를 들고 앉아 펜으로 글을 쓰면서 '지금, 여기'에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일을 처리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왜냐하면, 손으로 쓰는 일은 타이핑보다 정신을 더욱 효과적으로 자극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게 하고, 머릿속에 상기시켜 실천할 확률을 높인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효율성을 중요시 여기며 '빨리, 빨리'를 외치는 시대다. 하지만 진정으로 빠른 지름길은 속도를 찬양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중요한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느냐에 달려 있다. 중요한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삶을 조금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해 내일 할 수 있는 적은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삶을 조금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해 내일 할 수 있는 적은 일, 즉, 단기 목표다. 장기 목표를 위해서 단기 목표를 정리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하라는 뜻이다.
우리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 수 없지만, 우리가 가진 시간의 질을 증가시킬 수는 있다. 일정을 짤 때도 하기 싫은 일을 뒤로 미루는 게 아니라 제일 먼저 처리한 이후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착착 해낼 수 있도록 짜야 한다. 그렇게 해야 우리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목표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