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식 개혁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채널A <뉴스A>(12/5)
채널A
우선 마크롱 대통령이 '굴복'했다는 대상은 폭력시위가 아닌, 국민의 싸늘한 시선이었습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중 80%가 '노란조끼' 시위를 지지했으며, 반면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11월 지지율이 25%로 사상최저였습니다.
처음엔 마크롱 대통령도 폭력시위에 불관용 원칙을 천명했지만 노란조끼 시위대를 향한 국민 지지가 몇 주째 가라앉지 않자 국민의 뜻에 '굴복'한 것이었습니다. 대다수 시민들이 마크롱식 개혁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해당 보도에 일언반구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마크롱식 개혁'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프랑스 시민들이 정합니다. 대다수 시민들의 삶을 박탈시킨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닌 정부의 폭력입니다. 남의 나라 정책을 한국 기득권의 입장에서 호평하고 그것을 반대하는 프랑스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가는 채널A의 보도는 유감스럽습니다.
프랑스 정부 입장만 전했다가 다음날 개선한 MBC
MBC는 하루 간격으로 나쁜 보도와 좋은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먼저 3일자 보도인 MBC <'폭력 시위'에 얼룩진 '똘레랑스'…"개선문도 훼손">(12/3 박선하 기자)는 프랑스 정부 입장에 충실했습니다. 이재은 앵커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라며 시작한 보도는 시위대에 대한 악평들을 전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리포트에서 인용한 주장들은 편파적이었습니다. "외신들은 지난 2005년 이민자 청년들의 3주간 소요사태 이후 최악의 시위라고 평가했습니다"라든지, "당초 유류세 폭등에 항의하는 중산층들의 시위로 출발했지만, 일부 급진세력들이 가세하면서 폭력사태로 변질됐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주장입니다" 등 시위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주장들을 일방적으로 전했습니다.
시위대 측 주장으로는 "국회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이웃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모르죠"라는 한 남성의 표면적 의견을 전할 뿐이었습니다. 시위가 촉발된 배경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거나, 시위에 대한 프랑스 시민 일반의 입장을 전하려는 시도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