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최은주
지난 11월 30일 오전, 소양강댐을 향해 서울춘천고속도로 2차선을 달리고 있었다. 왼쪽 사이드 미러를 통해 추월차로인 1차선에서 검은색 차량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날개모양의 윙타입 라디에이터 그릴(통풍구)이 적용된 예전 제네시스였다.
옆을 지나 앞서 갈 줄 알았던 차는 속도를 낮춰 기자가 탄 시승차와 나란히 달렸다. 의아함에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했다. 조수석의 중년 여성분이 차량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시승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아래 제네시스)의 지(G)90. 그와 운전석의 중년 남성은 이 차종의 주요 소비층에 해당한다.
G90은 제네시스의 최상위 세단, 이큐(EQ)900의 부분변경 차종이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의 기함인 에쿠스를 연상시키던 EQ를 버리고 브랜드의 세단 명칭인 G를 완성했다.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은 이전과 같지만, 외장 디자인이 완전변경에 가까운 정도로 커다란 변화를 거쳤다.
완전히 탈바꿈한 G90...'EQ 900'은 잊어라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전면부를 거의 뒤덮고 있다. 브랜드는 이를 명문 귀족 가문 문장의 형태라면서 당당하고 품위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자의 눈에는 옆으로 더 늘어난 범퍼 에어인테이크(공기 흡입구)가 꽃받침 같아 전체적인 모양이 꽃처럼 보인다.
그리고 전조등 정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방향 지시등도 특징이다. 이는 측면을 지나 후면부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 이를 따라 시선을 후면부로 옮기면 이곳의 변신은 더욱 파격적이다. 이전의 모습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브랜드의 날개모양 엠블럼을 형상화한 후미등이 두줄로 뒷부분의 전체를 두르고 있다.
앞모습은 강렬하고 고풍스럽다면 뒷부분은 미래지향적인 느낌이다. 다이아몬드의 난반사에서 영감을 받은 고유 패턴, G-매트릭스를 적용한 휠도 멋들어진다. 해외 브랜드의 고급 세단 및 클래식 차종에서 볼 수 있는 요소로, 최고급 차종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속안정성·정숙성 뛰어나..최고급 세단이 가져야할 조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