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교수와 정념 스님
수피아
다음날 우리는 새벽 6시에 기상하여 조찬을 하고 월정사 주지스님과 차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스님과 이 교수의 담화 내용이다.
정념 스님 : 원전, 인간이 만든 업보 중에 가장 큰 업보가 될 수 있다. 생명헌장을 만들어서 지구촌의 큰 업보를 풀수 있기를 바란다. 무기 강대국 미국이라도 평화라는 문화가 확산될 때 녹여낼 수 있다. 대한 뒤에 입춘이 오듯이 이제는 큰 싸이클의 변화가 핵 이후 봄과 같은 흐름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원영 : 우선 내년 2월에 다람살라에 도착하여 달라이 라마를 만나 헌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교황과 함께 한국으로 초청하려고 한다. 얼마 전에 기나긴 강제징용 소송에서 승소한 최봉태 변호사를 대구에서 만났다. 월정사 단기출가를 했더니 좋은 기운을 받아서 잘 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희도 오늘 이렇게 좋은 기운을 받고 가니 잘될 수 있지 않을까(웃음)
정념 스님 : 불교도 나락으로 들어가고 있는데(웃음). 자기 변화가 부족하고…옛날 문화만 가지고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그래서 명상마을을 통해서 새로운 공동체. 수평적 관계를 이루게끔 하는 것이 현대문명에 기여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현대 사회는 다 분절화 되어있다. 공감이 더 필요하고, 공동체에 대한 세계관은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워크샵이 끝난 후 이원영 교수에게 순례단의 실질적 주최가 누구인지 물었다. 그는 "주최는 지구이고 저는 대리인이다"라고 말했다. 우문현답이 따로 없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도보 순례를 처음 시작할 때 절에서 절로 숙박을 해가며 주지스님들에게 탈핵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이전에 먼저 도보순례를 하며 그에게 영향을 준 사람이 있었다.
2013년 삼척원전 건설 반대운동에 뛰어들며 성당과 성당을 다니며 탈핵 깃발을 만들어 도보 탈핵희망도보순례를 했던 삼척대 성원기 교수. 이 교수도 그의 활동에 감명을 받아 2014년부터 절에서 절로 도보순례를 다녔다. 현재 삼척 원전 건설은 백지화된 상태이지만 아직 한국에 있는 많은 원전을 중단해야 하기에 성원기 교수는 내년 1월부터 한라에서 백두까지 탈핵희망도보순례를 할 예정이다.
이들의 활동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탈핵에 관심을 가지고, 종교계 또한 힘을 모아 한중일을 비롯한 아시아, 더 나아가 외국의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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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세계사가 나의 삶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일임을 깨닫고
몸으로 시대를 느끼고, 기억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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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인간이 만든 가장 큰 업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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