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제도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한유수
아버지가 중증치매라 혼자 둘 수 없다. 그러니 동네에 일이 있어도 참여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동네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 동네일에 관심(?)을 가져보려고 마을회관에 5년간 지원된 각종 지원금과 전기요금 등의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읍사무소 담당자는 짜증을 내며 해마다 똑같으니 1년치만 받아보라고 했고, 나는 똑같은지는 직접 보고 판단할 테니 요청한 대로 달라고 했다. 내 태도가 거슬렸던 걸까?
바로 다음날 아침, 내가 정보공개청구한 내용을 동네 사람을 통해 들었다. 내가 부식비나 전기요금이 얼마나 지원되는지 알아봤느냐고 물으며 그 때문에 이장이 술을 마시며 나쁜 새끼, 동네에 똥칠을 하고 다닌다 등의 욕을 하고 화를 냈다는 것이다.
이장은 소독민원 문제로 내게 전화했다가 담당자가 난감한 처지에 처하자 이번엔 내게 직접 말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민원내용이 즉시 새나간 건 똑같았다. 이번 건은 돈 문제라서 그랬는지 반응이 컸다. 회관(겸 경로당)에 상주하다시피 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험악해졌다.
민원인 정보를 왜 유출했느냐고 따지자 담당 공무원은 "동네에 어려움이 있나 해서 도와주려 했다"라며 오히려 반말을 늘어놓으며 항의하는 나를 탓했다.
정보공개를 요청하면 정보만 제공하면 된다. 요청한 자료는 제대로 안 주겠다던 사람이 요청하지도 않은 마음의 소리까지 알아듣고 처리해준다는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퍽치기를 하다 붙잡히면 부축해주려 했다고 핑계 대듯, 들키고 나니 선의였다고 한다.
기왕 이렇게 된 마당에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민원 하나를 인터넷신문고에 올렸다.
[민원3] 기부금 강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