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뉴스 내 대담 주제 별 보도량 분석(단위 분, 11/13~16) ⓒ민주언론시민연합
(<뉴스타워>, <뉴스톡>, <뉴스N이슈>, <뉴스인>, <뉴스Q>, <뉴스통>, <뉴스나이트>의 대담 코너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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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의 주요 뉴스프로그램들은 모두 통상적인 리포트를 전하는 도중 전문가 패널을 2인 이상 초대하여 특정 이슈를 집중적으로 분석합니다. 하나의 프로그램마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40여분씩 대담이 이뤄집니다. 그만큼 대담에서 논하는 주제는 YTN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 또는 YTN이 특별히 보도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이슈겠죠.
분석이 진행된 13일부터 16일까지, 언론에 보도된 주요 이슈는 10월 말부터 <뉴스타파>가 집중 보도해 파문이 이어지고 있는 '몰카 제국의 황제 양진호', 11월 13일 새벽 발생해 젠더 논란으로 번진 '이수역 폭행 사건', 지난 10월 초 MBC와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폭로한 '사립 유치원 비리'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논란, 11월 12일 뉴욕타임즈가 '미신고 비밀 기지'라고 보도해 가짜뉴스 논란이 일었던 '북한 삭간몰 기지', 11월 7일 박용진 의원이 분식회계 정황이 보이는 내부문건을 공개해 강한 의혹이 일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등 5개를 꼽을 수 있는데요. 물론 11월 9일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 같은날 자유한국당 행사에 참석해 물의를 빚은 이언주 의원도 이 기간 이슈라면 이슈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YTN이 보인 비중의 차이입니다.
YTN은 총 7개 프로그램의 대담 중 이언주‧전원책 이슈에만 각각 14%, 도합 28%의 많은 분량을 할애했습니다. 이에 반해 타 매체도 모두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구체적으로 분석한 여타 5개의 주요 이슈는 비중이 채 10%를 넘지 못했습니다. 특히 사실일 경우 경제 구조를 통째로 위협한다고 평가 받는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의 경우 15일 단 하루만 다뤘고 전체적인 비중은 4%에 그쳤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 때문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양진호 사건' 역시 8%에 불과했습니다.
보수의 잔다르크라고?
YTN <뉴스N이슈>(11/13)의 경우 전체 대담 46분 중 절반이 넘는 26분을 몽창 이언주 의원에 쏟아부었습니다. 같은 날 YTN <뉴스나이트>도 22분 중 14분을 할애했죠. 이언주 의원의 문제적 발언들이 과연 이렇게 길게 논의할 사안인지, 주제 선정 자체가 의문입니다. 이렇게 지나치게 이언주 의원을 조명하다보니 상식적으로 비판이 필요한 과한 발언들이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자막과 앵커‧패널의 발언으로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뉴스N이슈>(11/13)의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언주 의원을 "잔다르크 비슷한 인물"로 호명했고 <뉴스나이트>(11/13)의 경우 아예 진행자인 차현주 앵커가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정치인의 변신은 뭐일지. 최근 이렇게 방향을 급격히 틀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보수 잔다르크다. 보수 여전사다, 이런 별명까지 붙었는데요"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이언주 의원을 '잔다르크'에 비유할 수 있는지, 혹시 YTN이 이러한 '이미지 정치'에 오히려 힘을 싣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이언주 의원 언급하기 위한 YTN의 '빌드업'
YTN이 이렇게 이언주 의원을 과도하게 조명하는 방식도 시청자를 당혹케 합니다. YTN은 대담을 진행하면서 대부분 '박근혜 탄핵 이후 난국에 처한 자유한국당', '전원책 해촉으로 인한 자유한국당 당내갈등'을 함께 다뤘고 이 과정에서 이언주 의원을 등장시켰습니다. YTN의 의도와 관계 없이 '현재 상황이 어려운 자유한국당의 대안으로 등장한 이언주'의 이미지가 상당히 부각된 셈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YTN <뉴스N이슈>(11/15)입니다. 이 방송에서 YTN은 먼저 전원책 변호사의 해촉 관련 기자회견을 보여줬고 자유한국당 내홍을 거론한 후 김정아 앵커가 "이러다 보니까 지금 보수 야권에서 나오는 얘기가 반문 연대론, 이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는 이런 상황"이라 짚었습니다. 이어진 앵커의 질문은 "이언주 얘기가 나왔으니까요. 내 정체성은 반문이다,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한국당 갈까 관심인데 이정미 대표가 이언주 의원은 한국당 배를 타고 부산 영도에 안착하는 게 목표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어떻게, 한국당 가서 영도에서 출마를 하게 될까요?"라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이언주 자유한국당 입당 후 영도 출마설'로 옮겨간 것이죠.
16일 <뉴스나이트>(11/16)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원책의 보수 신당 창당 의사', '전원책의 보수 재건책에 함께 할 인물들'을 논한 YTN은 곧바로 '보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이언주 의원을 거론했습니다. 김광덕 전 한국일보 정치부장은 "일부 강경 보수층에서는 가장 지금 정치인들 중에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그거(반문연대)에 대해서 관심 갖고 있는 보수층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언주 의원의 '반문연대'를 설명했고,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의원에게 "여전히 변호사의 기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다", "어느 당에 속했든 본인이 대변해야 될 대상은 철저하게 대변하는. 그것도 가장 앞장서서 대변하는 전형적인 변호사의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했습니다. 이렇게 패널 개인의 호감이 과연 YTN의 뉴스 대담에서 표출되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