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고의 수능 후 일정표
고함20
그렇다면 ㅁ여고와 같은 재단 산하의 남고인 ㅁ고의 수능 이후 일정도 비슷할까. <고함20>이 이 학교의 일정표를 확인한 결과, 수능 후 활동은 기념관, 박물관 등 역사, 문화 체험활동 위주였다. 여학생들에게 강요된 '새내기 메이크업', '새내기 패션', '몸매' 등 외모와 관련된 부분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들은 분명 수능 전까지 똑같은 과목을 배웠고 똑같은 시험을 봤다. 하지만 그 이후는 사뭇 다르다. 남학생들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동안, 여학생들은 무엇을 먹으면 식욕이 조금 더 억제되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라인을 잘 그릴 수 있는지를 배우고 연습해야 하는 꼴이다.
이에 대해 ㅁ여고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메이크업 프로그램은 이왕 할 거면 잘 하자는 취지에서 끼워 넣은 것이고, 화장을 장려한다는 취지가 절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익명의 편지를 보낸 학생을 CCTV를 통해 밝혀내겠다는 것 역시 이뤄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ㅁ고의 일정표와 ㅁ여고의 일정표가 다른 것에 대해서는 "남학생이기 때문에, 여학생이기 때문에 이건 하면 안 된다는 개념으로 추진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편지를 보낸) 학생의 주장에 의하면 페미니스트 운동의 일환으로 생각을 하는 모양인데 남학생과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조금 이상하다, 그러면 남학생들은 근육 만들기 프로그램은 하면 안 될 것"이라며 학교의 취지를 강조했다.
ㅁ여고는 학생의 편지를 받은 후 논의를 진행했으나,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일정대로 특강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능 후부터 3월까지 : 왜 예뻐져야만 하나
여학생들에게 '외모 가꾸기'를 부추기는 건 학교 밖 역시 마찬가지다. 여학생들에게 '수험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수많은 영역 중 성형외과의 인기는 단연 압도적이다. 이 성형외과들은 '수능 끝났으니 이제 예뻐지자'는 문구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성형을 홍보한다. 한 반에 열 명 이상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오는 일도 아주 드문 일이 아니란다.
작년에 대학에 입학한 이가영(21. 가명)씨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쌍꺼풀 수술을 했다. 이씨의 어머니가 예고도 없이 병원에 예약을 잡아둔 것이다. 실밥을 풀러 들른 병원에서, 이씨는 같은 학교 친구들을 두 명이나 만나기도 했다. 여고를 나온 이씨의 동창 중 쌍꺼풀이 없는 학생들은 대부분 이씨처럼 수술을 했다.
이씨는 "성형을 하고 나서 기억에 남았던 반응은 제 아빠예요, 항상 저한테 예쁘다 하고 엄마가 다이어트를 시킬 때 몰래 간식을 갖다 주기도 해서 성형을 하면 싫어할 줄 알았는데 예뻐졌다며 좋아하시더라고요"라며 "그런데 저와 비슷한 또래의 오빠에게는 엄마도, 아빠도 성형에 대해 강요를 하지 않았어요"라며 여성에게만 지워지는 '예뻐져야 할 의무'를 비판했다.